청탁금지법, '수입 농수산물 소비 촉진' 우려 현실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1년 전 청탁금지법을 도입할 때, 이 법이 값싼 수입 농수산물의 소비만 촉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그리고 1년 후 국회예산정책처의 조사 결과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됐음이 드러났다.
예정처는 30일 발간한 '주요 업종별 카드 사용실적 변화와 특징' 보고서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1년간(2016년 4분기~2017년 3분기)의 카드 승인금액 실적을 분석한 결과, 농축수산물 관련 카드매출이 직전 1년간(2015년 4분기~2016년 3분기)과 비교해 1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업종 평균 증가율(9.5%)을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농축수산물 관련 법인카드 사용금액은 26.8% 증가, 전 업종 평균(9.6%)의 약 세 배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단가·수량조절 등이 용이한 농축수산물에 대한 선물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가 우리 농가의 실적 증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감소 추세였던 농축수산물 수입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큰 폭으로 증대했기 때문이다. 2016년 4분기~2017년 3분기까지 농산물 수입은 직전 1년 대비 6.9%, 축산물은 18.2%, 수산물은 11.9% 증가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해 값싼 농산물 수입만 부추긴 꼴이다. 이는 법이 도입되기 직전부터 우려됐던 사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입 쇠고기가 한우를, 수입 농수산물이 국산 농수산물을 대체할 수 있다"며 "청탁방지법이 '수입 농수산물 소비 촉진법'이라는 누명을 쓸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화훼업, 일반음식점, 골프 등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카드매출 증가율이 꺾였다. 화훼업 카드매출액은 2015년만 해도 전업종의 전년대비 평균 증가율(6.3%)을 상회하는 8.2% 성장했으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평균 증가율(9.5%)을 하회하는 6.6% 성장하는 데 그쳤다. 법인카드 승인 실적도 3.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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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음식점 카드매출도 2015년 전업종 평균 증가율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보였으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전업종 평균 성장률을 하회하는 9.0% 증가했다. 골프 관련 카드 승인금액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5.8% 증가해 전업종 평균 증가율을 하회했고, 법인카드 증가율도 2015년 전년대비 6.2% 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0.3%로 하락했다.
예정처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접대, 선물 등과 관련된 일부 업종에 대한 일시적 영향은 불가피하나, 취약업종이나 자영업자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음식점, 화훼업 등 취약업종의 사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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