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치소 인권침해 논란에 대해 "일반 재소자 1인당 가용면적은 1.06㎡(약 0.3평)로 일간신문 2장 반 안되는 면적"이라며 직접 누워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치소 인권침해 논란에 대해 "일반 재소자 1인당 가용면적은 1.06㎡(약 0.3평)로 일간신문 2장 반 안되는 면적"이라며 직접 누워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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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중략)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수감 생활을 한 고(故) 신영복 선생은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여름 징역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는 구치소 과밀수용 문제에 대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성인 남성 6명이 64시간 동안 개인 사용 가능 면적 1.06㎡인 공간에서 생활한 사안에 대한 판단이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구치소의 과밀수용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신문지 2장 반을 바닥에 깔고 드러눕기까지 했다. 지난달 19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 중 일어난 일이다.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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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구치소 과밀수준은 교도소 시설 당 수용인원 1098.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수준이다. 노르웨이(71.7명), 스웨덴(66.3명), 덴마크(59.7명), 미국(468.8명)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정시설 신축으로는 과밀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지난달 기준 전국 교정시설 수용인원은 5만6151명으로 정원인 4만7820명을 8331명만큼 초과하고 있다.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정시설 16곳이 필요하지만 님비(NIMBY)현상으로 부지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입구는 좁히고 출구는 넓혀야 한다"며 해결책을 제시한다. 안성훈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판단계에서의 집행유예제도(입구)와 형 집행 단계에서의 가석방제도(출구)를 활용하면 범죄의 증가가 곧 교정시설의 과밀수용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형사소송법 원칙대로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불구속 재판(입구)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또한 가석방 요건이 '1/3이상의 형기를 마친 사람'이라고 정해둔 입법취지를 잘 살려 요건을 갖춘 수용자들은 대거 석방(출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두순 출소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조두순 출소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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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범죄자에게 중형이 선고되길 바라는 국민의 법감정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 있는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에는 현재까지 53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조두순은 2008년 경기 안산에서 8세 여아를 성폭행하고 장기를 파손시킨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아 2020년 출소를 앞두고 있다.


해당 청원에는 "제발 조두순 재심해서 무기징역으로 해야 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현재 성폭력·마약·조직폭력사범에 대해서는 가석방이 전면 배제되기는 하나, 조두순에 대한 국민청원은 범죄자 석방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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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윤옥경 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는 "과밀수용을 해소하기 위해 가석방을 늘리려면 국민들에게 '가석방된 사람들은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재범 위험성에 대한 정기적 심사를 확대해 지역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않는 선에서 가석방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정 실무자들은 교정분야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꼬집었다. 한 법무부 관계자는 "대통령께선 경찰·소방의 날에는 다 참석하셨으면서 교정의 날에는 오시지 않아 울음이 나올 정도였다"며 "우리(교정당국)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함께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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