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개선 TF 중간보고서
'묻지마 고소·고발' 남발 우려
소비자 접점 많은 유통점 패닉
'중기 보호'취지가 악재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정동훈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이 제도 변화의 수혜자여야 할 중소기업 사이에선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고발을 활성화해 중소기업을 보호하자는 취지지만, 현실에선 대ㆍ중소기업보다 중소기업 끼리의 분쟁이 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유통 중소기업 업체들에 따르면, 공정위가 가맹ㆍ유통ㆍ대리점법 위반행위에 대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할 경우 '묻지마 고소ㆍ고발'이 빈번해지면서 중소기업의 피해가 심각할 것이란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 중간보고서를 통해, 가맹거래법ㆍ유통업법ㆍ대리점법 등 '유통 3법'에 대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대로 법이 개정되면 해당 3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 공정위가 아닌 소비자나 시민단체 등 누구나 고발할 수 있다. 지금까진 복잡한 법해석과 고소ㆍ고발 남용에 따른 기업행위 위축 등 여건을 고려해 공정위만 고발할 수 있도록 했었다. 그러나 법 취지와는 달리, 공정위가 기업 상대 고발에 소극적이어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번에 법 개정에 나선다는 것이다.

문제는 법 개정 후 실제 피해를 볼 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이라는 점이다. 실제 가맹거래법에 적용받는 4200여 개 가맹본부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공정위에 신고당한 기업 8097곳 중 대기업 집단 소속 기업은 1273곳(15.7%)이지만 중견ㆍ중소기업은 6824곳(84.3%)으로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법적 대응력이 떨어져 고소ㆍ고발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위험이 있다.


한 요식업 프랜차이즈 대표는 "경쟁업체들이 상대방의 이미지 훼손을 목적으로 고발을 남용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대기업보다는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고 토로했다.


유통업계 역시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백화점ㆍ마트 등 유통업계는 소비자와의 접점에 많아 각종 이슈가 난무할 수 있어 두려움이 크다. 지금까지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묻지마 고발'을 예방하는 '필터' 역할을 해왔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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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별개로 공정위는 지난 8월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통해 시식행사 등을 위해 파견하는 종업원의 인건비를 대형마트 등 점포가 의무적으로 분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규제들은 유통기업들이 소비 촉진 등을 위해 대대적으로 진행해온 할인행사 등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공정위의 변신에 대해 소상공인들과 가맹점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그간 공정위의 소극적 고발권 행사로 불공정거래행위 등 중대한 위법 행위를 제대로 억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사무국장도 "그동안 공정위에서 묵살하면 피해를 호소할 방법이 없었던 점이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약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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