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고전하는 현대차, 인도네시아 교두보로 동남아 시장 공략 나서
[자카르타=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중국에서 고전 중인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를 교두보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현지 시간)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를 생산거점으로 아세안(ASEAN)에 300만대 정도의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이날 오후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자카르타 리츠칼튼 호텔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현대차가 일단 CKD(반조립) 방식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고, 궁극적으로는 이쪽 시장이 얼마만큼 열리느냐에 따라 생산 방식이나 협력업체와의 동반 진출 등의 전략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연간 100만대 규모로, 시장을 선점한 도요타, 스즈키, 혼다 등 일본자동차 회사들의 점유율이 98%에 이른다. 한국 자동차 회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지만 일본차에 밀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기아차가 1993년 5월 당시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셋째 아들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인도네시아 국민차 사업권을 획득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동남아시아 외환위기와 기아차의 부도 등이 겹치면서 1997년 현지 사업을 중단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인도네시아 판매량이 미미해 현지 사업가에게 판매권을 주고 위탁판매를 하다가 최근 지점장을 파견하는 등 판매망 정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자동차 세제 등이 일본차에 유리해 한국 자동차가 진출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백 장관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본 자동차가 (주로 생산하는)1500ccㆍ5도어ㆍ해치백 등이 세제 혜택이 많고, 우리는 1600ccㆍ4도어 중심이어서 시장 진출에 국가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자동차 회사에 유리한)1500cc나 4도어에 대한 세제 혜택은 우리가 현지 시장에 진출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그런 장애요소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정부 간의 협력 관계에서 우리가 요구해야 할 사항으로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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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도 한국차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카르타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인도네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언급하면서 "특히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야가 자동차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가격 품질 경쟁력과 우수한 부품 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최대 자동차 생산ㆍ수출국이라는 야심 찬 비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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