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이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던 중 ‘왜 입마개 없이 개를 끌고 나왔냐’라는 말과 함께 뺨을 맞아 경찰에 신고했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대 여성이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던 중 ‘왜 입마개 없이 개를 끌고 나왔냐’라는 말과 함께 뺨을 맞아 경찰에 신고했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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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지경 기자] 6일 경기도 안양에서 20대 여성이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던 중 입마개를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나가던 행인에게 뺨을 맞아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날(5일) 경기도는 최근 개 물림 사고 대책으로 ‘무게가 15㎏ 이상의 반려견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애견인과 반 애견인 사이의 갈등을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경기도는 몸무게 15㎏ 이상의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할 경우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 목줄 길이 2m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김성식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장은“일반인이 위협을 느낄 정도의 개가 무게 15㎏가량이고 개 주인이 신속하게 반려견을 제압할 수 있는 목줄의 길이가 2m라 이를 조례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과태료는 1차 10만 원, 2차 20만 원, 3차 50만 원을 부과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아지 15kg 입마개 의무화’ 반대청원, 현실성 없는 대책


경기도 반려견 입마개 의무화 반대 청원 / 사진=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캡처

경기도 반려견 입마개 의무화 반대 청원 / 사진=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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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경기도 반려견 입마개 의무화, 목줄 2미터 제한 조례 반대합니다’ 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9일 오전 9시29분 기준으로 참여 인원 1만 6841명의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아지 공격성=강아지 몸무게’라는 일차원적인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청원 내용에는 “당연히, 목줄을 안 하거나 다른 이에게 위해를 가했을 경우, 배설물을 치우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 찬성 합니다”라며 “하지만 이번 문제가 된 가수 최시원의 강아지의 경우에도 몸무게가 15키로 이내였듯이 공격성과 몸무게는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만약 저 조례가 실행된다고 하여도, 실제로 몸무게 측정이 실시간으로 바로 실행되기도 어렵기에 현실성이 없습니다”고 덧붙였다.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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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몸무게=강아지 공격성’ 단순한 일반화


전문가들은 강아지 몸무게와 강아지 공격성이 관련이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판단 기준이 모순됐다고 지적했다.


‘강아지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강형욱 동물훈련사는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기도 15kg 이상의 반려견 입마개 의무화’ 조례에 “반려견을 1도 모르고 만든 법”이라며 몸무게로 반려견의 성향이나 성질을 파악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경기도 15kg 강아지 입마개 의무화’에 대해 “강아지의 공격성과 강아지 몸무게와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으며 탁상행정으로 볼 수 있다”며 “공격성을 보이는 개에 대해 규제하는 법은 있으나, 이러한 규제를 불특정 다수 동물에 적용시키는 것은 해외 사례에서도 찾기 힘들다”며 기준 자체가 신뢰성이 없으며 ‘강아지 공격성’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견주 책임강화·올바른 반려견문화 대책 필요성


선진국에서는 ‘통제 불가능·공격적’성향인 특정 개에 한해 ‘위험한 개’로 등록하며 사육기준을 강화하고, 소유주에게 책임을 문다. 영국의 ‘위험한 개 법(Dangerous Dogs Act)’은 핏불테리어, 도사, 도고아르젠티노, 필라브라질레의 사육을 금지하고 있으며, 해당 견종이더라도 위험하지 않은 개체는 면제 대상(the Index of Exempted Dogs)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중성화 수술, 마이크로칩 이식, 탈출할 수 없는 안전한 장소에 두기, 외출 시 리드줄과 입마개를 착용을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


또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특정 종에 국한해서 사육을 금지하는 것보다, 종과 상관없이 책임감 있는 사람들만 동물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면허제를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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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훈련사는 ‘개물림사고’로 예방대책으로 개의 무게에 따른 입마개 의무화와 같이 획일적인 대책이 아닌, ‘반려동물 등록제’를 통해 ‘광견병 예방주사·강아지 위험성·견주의 책임감’ 유무를 판단, 개 사육기준 강화해 견주에게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대표는 “모든 개가 입마개를 한 모습이 올바른 반려문화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입마개를 한 모습을 보면 개를 더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게 될 것이며, 그렇기에 ‘입마개 의무화’는 개에 대한 사회인식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지경 기자 tjwlrud25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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