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IFRS15 도입
현금 흐름 변화 없지만
회계상 영업개선 효과 발생
통신비 인하 압박 세질 우려

이통사, 새 회계기준 '실적 착시현상'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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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내년부터 적용해야 하는 새 회계기준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금 흐름상 변화는 없지만 회계상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실적이 좋아졌으니 통신비를 더 내려라"는 압박이 거세질까봐 그러는 것인데, 게다가 내년 지방선거 때 '통신비 인하 공약'이 쏟아질 게 뻔해 걱정이 태산이란 전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내년부터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마련한 새로운 기업수익 인식기법 'IFRS15'를 적용한다. IFRS15가 도입되면 마케팅 비용 회계 처리 방식이 크게 바뀐다.

일례로 휴대폰을 판매할 때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한 번에 처리할 지, 매달 '지출되는' 금액만 나눠서 반영할 지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는 식이다. 이통사는 휴대폰 판매시 대리점에 판매 장려금으로 20만~30만원을, 고객에게는 공시지원금으로 10만~30만원을 지급한다. 그동안에는 휴대폰 판매가 이루어진 해당 분기에 1대당 40만~50만원의 마케팅 비용을 반영했다. 하지만 IFRS15에 따르면 마케팅 비용을 약정 기간 24개월로 나눠 반영해야 한다. 즉 이전 회계 기준과 비교해보면 분기당 마케팅 비용이 1/8로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또 '선택약정 할인제도'도 영향을 받는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5만원 요금제를 가입하면, 회사 측은 할인금액(25%) 1만2500원을 제하고 3만7500원만 매출액으로 잡았다. 그러나 IFRS15가 적용되면 매출액은 그대로 5만원으로 하고, 할인금액 1만2500원은 따로 비용으로 잡힌다. 매출액과 영업비용이 동시에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9월15일 선택약정 할인율이 20%에서 25%로 증가하면서 가입률이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내년 1분기 실적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종합하면 매출 증가요인이 비용 증가요인보다 커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한 업계의 예측은 분분하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6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IFRS15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재무 상태표의 경우 고객 획득 비용을 자산화하면서 자산과 잉여금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는 "요금할인이나 지원금이 발생 시점에 일시에 반영됐는데 향후 가입 기간 동안 차감된다"며 "특히 내년도 선택약정할인과 관련된 규모의 증가로 손익 부분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는 이미 취약계층 통신비 추가 감면, 보편 요금제 출시가 대통령 공약으로 제시되면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 회계상으로 실적이 개선되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포퓰리즘성 통신비 인하 공약이 추가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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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IFRS15 도입으로 매출액 증가분이 마케팅 비용 증가분을 초과하면서 이통사들의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IFRS15이 회계상 미칠 영향을 내부 검토하는 단계"라며 "회계상 영업개선 효과가 발생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이어질 지에 대한 우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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