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거점 인터넷전문銀 저울질…금융당국의 고민
지방銀 정의 은행법 개정 등 넘어야 할 산 많아…은산분리 완화 국회반대에 제3인터넷전문銀 불투명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지방에 거점을 둔 인터넷전문은행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묘수'로 떠올랐지만 은행법 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7일 "지방 거점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려면 이 역시 은행법을 개정해야 가능하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망이 전국이기 때문에 지방은행의 정의와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법 제 2조에 따르면 지방은행은 '전국을 영업구역으로 하지 아니하는 은행'으로 정의돼 있다. 오프라인 점포 없이 전국을 영업망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과 개념이 상충된다. 결국 '지방 거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과 같이 법개정이 이뤄져야 가능한 셈이다.
'지방 거점 인터넷전문은행'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말 언급하면서 대안으로 떠올랐다. 최 위원장은 "지방은행 지분한도 등을 감안, 지방에 근거를 둔 인터넷은행 설립도 고려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인터넷전문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점이 지방에 있으면 고용창출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을 지방은행으로 규정하면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된다. 현행 은행법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규제) 조항에 따르면 지방은행은 비금융주력자의 지분보유와 의결권 한도가 모두 15%다. 이는 일반 시중은행(지분 보유 최고 10%, 의결권 4%)보다 완화된 수준이다.
하지만 이 역시 법개정을 해야 하는 사안이라 국회의 반대를 넘어설 지 여부는 미지수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벌의 자본집중과 금융업의 사금고화을 명분으로 은산분리 완화를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은산분리 규제 완화도 여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은행 정의를 바꾸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의 동의를 받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지방은행을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자칫 은산분리 완화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은산분리 규제를 34~50%까지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계류 중이다. 지방으로 본거지를 옮겨 받을 수 있는 지분율 15%의 혜택은 특례법 기준인 34%에 비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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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은산분리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지방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면 15%의 틀에 갇힐 수 있다"이라며 "15%는 경영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지분율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은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입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 전제로 했던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국회에 발목을 잡히면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도 증자에 난항을 겪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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