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들, 민간업체에 수거 위탁
적재함 용량보다 1~2m 높게 싣고
덮개도 없이 끈은 묶지도 않아


인명사고 날까…주민 불안에도
자치구, 안전불감증에 단속 뒷짐

지난달 7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재활용쓰레기수거차량이 적재함보다 1~2m 가량 높게 마대를 쌓아 올린 채 운행 중이다. 이 경우 덮개나 끈으로 화물을 결박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상 적재불량에 해당한다. (사진=독자제공)

지난달 7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재활용쓰레기수거차량이 적재함보다 1~2m 가량 높게 마대를 쌓아 올린 채 운행 중이다. 이 경우 덮개나 끈으로 화물을 결박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상 적재불량에 해당한다.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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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지난달 7일 자정께 서울 서대문구 주민 이모(66)씨는 귀가하던 중 아찔한 광경을 목격했다. 쓰레기수거차량이 적재함보다 1~2m가량 높게 재활용 쓰레기 마대를 쌓은 채로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이씨는 "혹여나 쓰레기더미가 떨어져 지나가는 사람이 다칠까봐 겁이 났다"고 불안감을 표현했다.


적재함 용량보다 쓰레기를 높게 쌓는 등 적재가 불량하거나 노후한 쓰레기수거차량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치구는 인력 운용상의 문제를 이유로 민간업체에 쓰레기 수거를 위탁한다. 자치구를 일정한 구역으로 나눠 각각의 민간업체가 이를 전담하는 식이다. 자치구마다 대략 4~6곳의 민간업체와 계약한다.


일반쓰레기는 덮개 개폐가 가능한 차량으로 압축해서 수송하지만 재활용쓰레기의 경우는 적재함에 쌓아 올려 운반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재활용쓰레기는 가볍다 보니 일을 줄이기 위해 적재함보다 높이 쌓아올려 한 번에 실어 나르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경우 적재함을 덮개로 덮지 않거나 끈으로 결박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상 적재불량에 해당한다.


자치구가 민간업체를 상대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긴 하지만 현장에서의 안전수칙 위반 여부 감시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청소작업 도중 사고가 나면 주민 불편이 가중되니 신경을 쓴다"면서도 "(자치구가) 대행업체 근무태만에 뭐라 할 입장은 못 된다"고 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발견된 낙하물은 총 2896건이다. 이 중 마대가 852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사고 잔재물이 523건, 동물 사체 462건, 파지(박스)가 261건으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적재불량 화물차를 단속한 경우는 965건이었다.


지난달 25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로를 주행하던 11t 쓰레기차량에서 가로 860cm 세로 280cm 크기의 철제 덮개가 인도로 떨어져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서대문소방서)

지난달 25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로를 주행하던 11t 쓰레기차량에서 가로 860cm 세로 280cm 크기의 철제 덮개가 인도로 떨어져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서대문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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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수거차의 안전불감증은 실제 인명사고로까지 이어진다. 지난달 25일에는 서울 서소문로를 주행하던 11t 쓰레기수거차량에서 가로 860cm, 세로 280cm 크기의 철제 덮개가 인도로 떨어져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경찰은 운전자가 적재함의 덮개를 잠그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운전자를 안전조치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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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차량은 서울 중구청과 계약한 업체 소속으로 서소문에서 김포 수도권매립지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중구청 관계자는 "차량이 노후한 상태였고 작업하는 분들이 (안전에) 소홀했던 것 같다"며 "대행업체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노후한 장비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단속이 보다 강화되고 자동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재경 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이용한 단속의 자동화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면서 "수시로 단속하고 처벌도 엄격하게 함으로써 눈앞의 이익을 위해 적재불량을 눈감는 사회적 인식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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