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북카페]너의 책장을 먹고 싶어
시·에세이·소설·인문·경제…까다로운 당신의 입맛을 만족시켜줄 다양한 메뉴
스테디셀러 이기주 '언어의 온도' 1위
'82년생 김지영' '남아 있는 나날' 2·3위
'너의 췌장을 먹ㄱ고 싶어' 영화와 윈윈
'어쩌다 어른' 어른 중심 꾸준한 인기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깊어가는 가을, 서점가도 풍년을 맞았다. 시ㆍ에세이를 비롯해 소설, 인문, 경제ㆍ경영 등 다양한 장르의 도서들이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에세이 붐을 일으킨 '언어의 온도'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 수상작 '82년생 김지영', 지난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계 영국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 등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영화 원작소설과 2018년 트렌드 전망 도서까지 가세하면서 독자들에게 풍성한 읽을거리를 주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팔린 책을 대상으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매겼다. 교보문고ㆍ예스24ㆍ알라딘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의 판매량 순위를 참고하되 본지 문화팀 기자들의 평점을 가산, 종합점수를 집계했다. 지난해 8월 출간된 이후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가 현재 1위,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이시구로의 소설 남아 있는 나날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연말마다 다음 해의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2018년판이 발간과 동시에 4위로 신규 진입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 작가 이신아가 쓰고 그린 시ㆍ에세이집 '히끄네 집' 역시 기존 팬층에 힘입어 발간되자마자 높은 판매량을 자랑하며 7위에 올랐다. 일본 작가 스미노 요루의 청춘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노블판)'는 지난달 츠키카와 쇼 감독의 동명 영화가 국내 개봉하면서 판매량이 증가, 9위로 순위권에 들었다. 장르별로는 시ㆍ에세이와 소설 분야가 각 세 권, 경제ㆍ경영과 인문이 각 두 권씩 10위 안에 들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008년부터 출간해온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김 교수는 내년 소비 키워드로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의 '왝더독(WAG THE DOGS)'을 제시하고 사은품이 본 상품보다, SNS가 대중매체보다,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인기를 끄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서점 알라딘의 박하영 도서1팀장은 "새해까지 두 달여가 남았지만 내년 한해 우리 사회의 주된 흐름을 예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서점가에는 트렌트 코리아와 마찬가지로 2018년 한국 경제를 전망하는 신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제추격연구소가 발간한 '2018년 한국 경제 대전망', 카이스트(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과 미래전략연구센터가 발간한 '대한민국 국가미래전략 2018' 등이다. 두 책 모두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 경제의 성장과 혁신 전략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이 두루 소비되고 있지만 소설과 시ㆍ에세이를 포함한 문학은 여전히 강세다. 허영실 인터넷교보문고 에세이 분야 상품기획자(MD)는 "20, 30대 여성 독자들을 중심으로 '나'를 향한 위로, 또는 자존감 키워드가 에세이 분야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대표적인 예로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조유미)' '타인은 나를 모른다(소노 아야코)' 등의 신간 에세이를 꼽았다. 허 MD는 "이 책들의 주제는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고자 하는 현대인의 태도를 반영하고 있어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순위에서 8위에 오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지난해 11월 출간된 이후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탄 책이다. '위로' '어른아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이 책은 밥벌이와 어른살이에 지친 모든 어른을 위한 위로의 말, 그리고 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조언을 담고 있다. 정체성 찾기라는 주제인 만큼 20, 30대 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교보문고에서 판매된 이 책의 성ㆍ연령별 구매 비중을 살펴보면 20대가 37.7%(남 4.6%ㆍ여 33.1%)로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가 33.5%(남 7.9%ㆍ여 25.6%), 40대가 18.9%(남 6.5%ㆍ여 12.4%)를 차지했다. 이어 50대 5.8%(남 2.5%ㆍ여 3.3%), 10대 2.3%(남 0.3%ㆍ여 2.0%) 순이었다. 남녀 전체로는 여성 독자가 76.9%로 남성(23.1%)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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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한 저자는 "우리에게 친절하지 않은 이에게,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 이에게, 친절하려 애쓰지 말자"고 한다. 또한 그는 "상황을 바꿀 수 없을지라도 적어도 그들에게 비굴해지지는 말자. 저열한 인간들로부터 스스로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해, 우리에겐 최소한의 저항이 필요하다"고 독자들을 타이른다. 김수현은 서울과기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로 활동하며 일러스트 에세이 '100% 스무 살' '안녕, 스무 살' '180도' 등을 출간했다.
10위에 오른 'OtvN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도 팍팍한 현실을 이겨내는 어른들을 위한 주제를 다뤄 인기몰이 중이다. 책은 OtvN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에서 특별히 화제가 된 강의를 모아 정리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명사들이 출연해 역사ㆍ과학ㆍ철학ㆍ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생생하고 재밌게 전했다. 그동안 김경일, 김대수, 김대식, 김미경, 김범준, 문성욱, 서민, 심용환, 양재진 등이 강단에 섰다. 예스24 도서1팀 최지혜 MD는 "지난 한 주간 어쩌다 어른을 구매한 독자의 37%가 30대, 13%가 40대로 집계됐다"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성장시킬 수 있는 교양수업에 대한 30, 40대의 관심이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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