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 수반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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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12년 간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를 이끌어 온 마수드 바르자니 수반이 국제사회의 반대 등으로 분리독립이 좌절되자 결국 사퇴한다. 그의 퇴진으로 쿠르드 내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며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쿠르드자치의회는 전일 바르자니 수반이 11월 1일까지인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퇴임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승인했다.

바르자니 수반은 의회의 사퇴 승인 후 방송연설에서 “이라크 중앙정부가 주민투표를 어떤 변명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오래 전부터 (쿠르드족을 통합하겠다는)그들의 나쁜 의도는 매우 분명했다”고 말했다. 헤민 하우라미 바르자니 수반 보좌역은 "바르자니 수반은 쿠르드족 정계에 머물며 최고정치협의회를 이끌 것"이라며 이번 사퇴가 정계 은퇴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지난달 25일 실시한 분리독립 투표가 93% 이상의 찬성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반대와 이라크 중앙정부의 군사작전 등으로 인해 분리독립이 좌절된 여파로 풀이된다. 가디언은 “쿠르드족은 이라크 중앙정부가 파견한 군대에게 KRG가 사실상 관할했던 유전지대 키르쿠크주를 잃었다”며 “군사적, 정치적 한계에 처했다”고 전했다.

앞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 쿠르크족이 제시한 동결이 아닌 무효를 요구하며 “이 외엔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바르자니 수반은 “(독립투표가) 역사에 의해 지워질 수 없다”며 “쿠르드족 자치군 페슈메르가의 일원으로, 국민들과 함께 우리 민족의 권리를 성취하고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민투표 강행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바르자니 수반은 2005년 선거 없이 자치정부 수반에 오른 후 2009년 직접선거에서 당선됐다. 임기를 무리하게 연장하고 반대세력을 탄압해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 인물이다. 이날 그가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자치의회 건물 앞에서 수십명 규모의 시위대가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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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로 예정됐던 KRG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는 연기된 상태다. 12년간 집권한 그가 2선으로 물러나게 되며 향후 쿠르드 내 각 정파의 갈등이 고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포스트(WP)는 “국민투표의 실패는 바르자니의 정치적 위상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쿠르드족의 당위성을 약화시키고 극적 개혁을 요구하는 정치인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쿠르드족이 국민투표로 압도적인 찬성을 얻었지만 정치적 외교적 반대는 놀라울 정도”라며 “국민투표 후 이라크 중앙정부와 KRG 간 긴장이 고조되고 이 지역은 더욱 더 불안정해졌다”고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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