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졌던 맹견도(猛犬圖). 작자미상.지본담채.44.2×98.2cm.국립중앙박물관

한때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졌던 맹견도(猛犬圖). 작자미상.지본담채.44.2×98.2cm.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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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처음 개가 문헌에 등장하는 것은 중국 역사서 『후한서』와 『삼국지』 위서동이전에 부여 관직 중 하나로 ‘구가(狗加)’가 언급되면서부터다. 조상들은 고분벽화와 십이지신상, 신라토우를 거쳐 조선시대에 와서야 본격적인 동물화 주인공으로 생활 속 개의 모습을 담아냈는데, 잡귀와 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킨다 하여 개를 못 키우는 집에선 그림을 걸어서라도 액을 막곤 했다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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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서양화가로 알려진 고희동 선생은 1910년께 공사 중인 어느 오래된 집 두껍닫이 사이에서 개 그림을 발견하고는, 그 남다른 필치에 반해 들고 와 친구들과 감상한 뒤 ‘이만한 솜씨는 단원(김홍도)밖에 없다’며 가짜 낙관을 찍어 화상에게 넘기고 그 돈으로 즐거운 술판(?)을 벌였다. 이 문제의 그림 ‘맹견도’는 당시 이왕가에서 사들여 훗날 국립중앙박물관 소유가 됐는데, 개가 양견(洋犬)이고 음영표현이 서구회화 기법에 가까워 작가가 단원이 아님이 판명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쇠사슬에 묶여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 그림 속 맹견은 오직 주인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존재. 댕댕이는 웹상에서 멍멍이라는 뜻으로 글자 모양이 비슷한 점에 착안, 통용되는 단어다. 이성보다 본능이 빠른 개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주인의 철저한 교육과 자격의 증명이지만, 우리 개는 다를 거야 하는 인간의 안일한 생각에 댕댕이는 한순간에 맹수로 돌변해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귀신 잡는 개가 오늘날 사람 잡는 개가 된 까닭은 순전히 주인의 부주의 때문이리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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