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의원 '보안사 내부문건 6종' 공개…망월동 5.18묘역 성역화도 방해

전두환 정권 당시 국군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가 5·18 민주화운동 이후 유족 간 분열을 조장하고 민심을 왜곡하기 위해 치밀한 공작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안사에서 작성한 광주 5.18 유족 순화계획 문건.

전두환 정권 당시 국군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가 5·18 민주화운동 이후 유족 간 분열을 조장하고 민심을 왜곡하기 위해 치밀한 공작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안사에서 작성한 광주 5.18 유족 순화계획 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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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전두환 정권 당시 국군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가 5ㆍ18 민주화운동 이후 유족 간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우리 군을 동원해 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광주 망월동 5·18 묘역의 성역화를 방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가 확보한 8000여쪽의 미공개 자료에서 나온 보안사 내부 문건 6종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철희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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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에서 1988년 사이 작성된 이 문건에는 유사시 군 동원을 염두에 두고 5·18 당시 투입된 공수부대가 받았던 공세적 시위 진압 훈련 '충정훈련'을 실시하며 비상 대기하도록 했다는 사실이 적시됐다. 또 구속자 가족의 미국공보원 농성을 와해시키기 위해 경찰을 동원하면서 미국 CIA와 협조했다는 구절도 담겨 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당시 전두환 정권이 여차하면 제2, 제3의 5·18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건에 따르면 보안사는 학원, 종교인, 유가족, 구속자, 부상자 등을 대상으로 '순화계획'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이 의원이 밝힌 바에 의하면 보안사는 유족을 '극렬 측'과 '온건 측'으로 구분하고 극렬 측에는 이른바 '물 빼기 작전'을, 온건 측에는 '지원과 육성 활동'을 실시했다. 문건에는 1대1 조를 짜서 사찰해 극렬 측 12세대 15명을 회유하는 데 성공했다는 등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와 있다. 온건 측에 대해서는 군인과 군인가족 유족을 활용한 순화, 취업 알선, 자녀 학비 면제 등 회유 공작을 펼친 정황이 나왔다.

이 의원은 "문건에 선명하게 찍힌 이종구 당시 보안사령관의 결재 사인은 5.18 당시뿐 아니라 이후 수습 과정에서도 군이 대대적으로 동원됐다는 생생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비둘기 시행계획' 문건에는 희생자 묘지 이장의 1차 계획이 적시돼 있다.


1983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건은 사망자 묘 현황을 연고별로 분석해 관할 시장과 군수 책임으로 직접 '순화'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우고 이전비와 위로금은 전남지역개발협의회에서 제공한 사실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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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관계자로는 전남지역개발협의회뿐 아니라 전남도청, 광주시청, 505보안부대, 검찰,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ㆍ현 국가정보원), 경찰 등 국가기관이 총망라돼 있었다. 505보안부대가 1차 대상 연고자 11인의 정밀 배경을 조사하고 전남도가 순화 책임자를 소집해 교육한 사실도 적혀 있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나서서 돈을 주고 고인의 묘소를 이장하도록 하고, 연탄 한 장 지원한 것까지 꼼꼼히 기록하면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작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민주당이 당론 발의한 5ㆍ18 민주화운동 진상 규명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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