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주손해 없다" VS 국회 "연기금 손해 2356억원"…진실은?
"단순 주가 등락폭 아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봐야, 배당수익 등 간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정치권에서 연일 삼성물산 합병으로 국민연금이 거액을 손해봤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합병으로 인한 주주 손해가 없었고 경영안정화 등으로 삼성그룹 각 계열사 이익에도 기여했다"고 판결해 주목된다.
실제 삼성물산은 통합 이후 바이오, 레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는 배경도 삼성물산 합병의 긍정적 효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원 "주주 손해 없어" vs 국회 "국민연금 손해 2356억원"=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6부(부장 함종식)는 19일 일성신약 등 구 삼성물산 소액주주 4인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합병무효소송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의 합병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라 해도 지배구조개편으로 인한 경영안정화 등의 효과가 삼성그룹과 각 계열사 이익에도 기여한 만큼 합병 목적 자체를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같은 시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합병 찬성으로 국민 재산에 심각한 손실을 입혔다"고 말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물산 합병 찬성으로 국민연금이 총 235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합병 시너지 종합적으로 평가한 법원, 주가 시세차익만 보는 정치권=이처럼 법원과 정치권의 시각이 엇갈리는 까닭은 법원이 합병 당시 구 삼성물산의 상황과 통합 삼성물산 이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반면 정치권에선 단순 주가 추이를 비교해 일방적으로 국민연금이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합병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11월 상장 당시 지분가치가 3조9000억원이었지만 현재 10조7000억원에 달한다. 약 7조원이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전량 소각에 나선 가운데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도 4.6%에서 4.9%로 상승했다. 주가를 고려한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는 약 15조8000억원으로 합병 이후 상승분은 무려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는 약 8조3000억원이 상승했다"면서 "단순히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고 합병 시너지가 없고 주주들에게 손해를 줬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지난해 삼성그룹 계열사서만 4240억원 배당=국민연금이 삼성물산에 투자해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봤다는 점도 사실과 다르다. 국민연금은 2015년 합병 당시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 지분을 각각 1조1000억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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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국민연금의 삼성그룹 전체 지분은 삼성전자 15조원을 비롯해 총 22조원에 달했다. 삼성물산의 합병이 성사돼 삼성그룹의 경영이 안정되면 국민연금도 수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4240억원의 배당 수익을 얻었다. 총 배당 순익 1조568억원 중 42%에 달한다. 삼성전자에서만 3618억원을 배당해 전년 1056억원 대비 33% 늘었고 지난 8월 883억원에 달하는 중간 배당도 챙겼다. 현재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지분 9.65%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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