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시즌 앞두고 명품 '배짱영업'…샤넬·발렌시아가 이어 구찌도 가격 인상
9~10월 사이 발렌시아가ㆍ구찌 등 명품 브랜드 일제히 가격 인상
구매 수요 증가하는 '혼수철' 앞두고 단행…'명품백' 인기 예물인 탓
"글로벌 본사 방침" 이유 들며 '배짱 영업'…구매 수요는 여전히 높아
일부 브랜드 마케팅으로 활용하기도…재고 소진ㆍ추가 매출 효과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혼수철 9~10월 사이 제품 가격을 대거 인상하고 있다. "글로벌 본사 방침" 등 명확하지 않은 이유를 들며 연례행사처럼 가격 인상을 정기적으로 단행하고 있지만, 구매 수요는 여전히 높다. 일각에서는 명품들이 '배짱 영업'을 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16일 핸드백, 주얼리, 액세서리, 슈즈 등 모든 카테고리의 제품 가격을 최대 30%까지 인상했다. 대표제품으로는 크로스백 라인 '클래식 메탈릭 엣지'를 들 수 있다. 이 라인은 사이즈별로 가격이 조정됐는데, '미니 시티'(212만원)는 22% 오른 259만원으로, '시티 스몰'(269만원)은 14.3% 오른 307만50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발렌시아가 코리아 관계자는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글로벌 본사 방침"이라고 말하며,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이 인상 대상이며, 사전 예약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3대 명품'에 속하는 샤넬도 올해 두 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이달 1일부터 가방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8% 인상한 것. 이번 가격 조정으로 마드모아젤 빈티지는 380만원에서 386만원으로, 클래식 기본 장지갑은 116만에서 124만원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지난 5월에는 지갑 등 일부 제품의 면세 판매 가격을 평균 4%가량 인상했다.
구찌도 마찬가지. 지난달 자사 핸드백, 지갑, 신발 등 전 제품 평균 판매 가격을 7% 인상했다. 혼수철인 지난 4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 두 번째다. 인기제품인 마몬트 마틀라세 플랏 체인숄더백(스몰)은 기존 245만원에서 5.3% 오른 258만원으로, 마몽 탑핸들백(미니)도 245만원에서 5.3% 오른 258만원으로 올랐다. 구찌코리아 측은 부자재 가격 변동 및 환율, 관세, 원자재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글로벌 가격 정책을 가격인상의 이유로 들었다.
명품 보석도 혼수철을 앞두고 가격을 올렸다. 불가리, 까르띠에 등과 함께 '5대 하이엔드 명품 보석' 브랜드에 속하는 반 클리프 앤 아펠은 지난달 28일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7% 올렸다. 인상 금액 폭은 최소 20만~200만원까지. 3000만원대 제품의 경우 최대 200만원까지 가격이 인상됐다.
또 다른 3대 명품 에르메스의 경우 올해 1월 제품 가격을 올렸다. 당시 가격 인상에 따라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백과 켈리백은 기존대비 각각 2.7%, 3.1% 비싸졌다. 스카프 등의 가격도 3% 올랐다.
명품 브랜드들이 "글로벌 본사 방침"을 이유로 들며 '배짱영업'을 하는데도, 수요는 여전하다. 실제 반클리프 엔 아펠의 경우 가격 인상 전 구매 수요가 몰려 알함브라 등 일부 인기 라인 물량이 동이 나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재테크 목적으로 명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정기적으로 일정 비율만큼 오르다보니 금융자산처럼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 직장인 황진호 씨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구매하니, 돈 번과 같은 기분이 든다"며 "'샤테크'(샤넬+재테크) 등의 신조어가 탄생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단골 고객들에게 가격인상 계획을 흘리면, 입소문을 타고 퍼져 자연스럽게 "오르기 전에 이건 사야돼"라는 구매심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재고 소진과 추가 매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예비 신부인 장진영(가명) 씨는 "'명품백'이 인기 예물로 꼽히다 보니 가격 관련 정보는 '돈'과도 같다"며 "예비 부부 입장에서는 관련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고, 올려도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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