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사각지대 논란②]가구전문점? 복합쇼핑몰?…이케아만 웃었다
대기업 복합쇼핑몰 내년부터 월2회 의무휴무 예고
이케아 가구전문점 등록…복합몰 의무휴업 대상서 제외
골목상권 "이케아 생활용품·푸드코트 갖춰 사실상 복합몰"
중기부, 대규모 전문점 영업규제 검토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이케아'의 완승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8월29일 스타필드 고양 오픈식에서 "이케아도 쉬어야 한다"면서 복합쇼핑몰 규제의 역차별에 대해 지적했다. 하지만 한달만에 나온 정부와 여당의 패키지 규제안에 이케아는 빠졌다.
유럽의 '가구공룡' 이케아는 국내에 상륙하면서 복합쇼핑몰과 견줄만큼 대형 매장을 갖춘데다 푸드코트는 물론 식품을 비롯한 다양한 생필품을 판매하지만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규제에서도 제외됐다.
당초 당정은 이케아가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일정규모 이상 대규모 매장에 대해 일괄적으로 의무휴업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만 의무 휴업일을 강제하고 있는데 복합쇼핑몰 출점 이후 골목상권이 초토화됐다는 일부 소상공인들의 주장에 따라 복합쇼핑몰에도 의무휴업을 도입하면서 일정규모 이상 대형 매장도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는 대기업 계열의 복합쇼핑몰에도 매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을 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기업 계열이 아닌 중소 복합쇼핑몰의 경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의무휴업 도입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일각에선 이케아도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오는 19일 개장하는 이케아 고양점에는 기존 광명점처럼 레스토랑과 카페 등 부대 시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스몰란드' 등의 공간도 마련된다. 가구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이나 식기, 조명기기, 음식 등 2만여개에 달하는 제품을 판매한다. 가구 판매를 중심이지만, 복합쇼핑몰과 비슷한 구색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케아 광명점과 고양점은 모두 영업면적이 각각 5만㎡를 넘는 수준이다.
이케아가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않다. 이케아 광명점 개장과 관련해 2015년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놓은 '이케아 입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명시 가구점 및 생활용품점의 80%가 '이케아 입점 후 체감경기가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이 때문에 가구점 200여개가 입주해있는 고양가구단지 상인들은 이케아 고양점 착공시기인 2015년부터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이케아의 규제 사각지대 논란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이달 16일 열린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국감에서 "이케아가 사실상 복합쇼핑몰로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 마트들이 매월 2~3차례 가량 강제 휴업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가구 전문점으로 분류돼 휴일 없이 영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케아는 전 세계 28개국, 340여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가구 매장은 물론 생활용품 매장, 푸드코트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이에 중기부는 이날 국감에서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의 육성과 보호를 위해 복합쇼핑몰을 영업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대규모 전문점에 대한 영업규제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가구·전자제품·식자재 등 대규모 전문점이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대규모 전문점의 통계자료를 확보하고 내년 2월 연구용역을 거쳐 필요하면 규제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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