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류독감에 사냥 못해 개체수 급증...사람 습격 살인 멧돼지도 기승..."무조건 피해라"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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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몇년째 전국을 덮친 조류독감(AI)ㆍ구제역으로 겨울철 수렵이 금지되면서 야생 멧돼지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다. 종종 습격 당해 목숨을 잃는 사례도 많아 추석 연휴 성묘ㆍ등산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0년 경력 포수 이인모 야생생물관리협회 경기도지부 사무국장은 멧돼지와 마주쳤을 땐 맞서지 말고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충고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시내에서 멧돼지 출현 신고가 급증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8월 말까지 총 210건의 멧돼지 출현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연평균 136차례(총 543건)였던 것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연도 별로도 2012년 54건, 2013년 135건, 2014년 199건, 2015년 155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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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이 많은 경기도 지역은 더 심하다. 지난해 경기도에 접수된 멧돼지 출현 신고는 모두 3091건ㆍ5689마리에 달했다. 전년대비 55.8%(1107건)나 증가했고, 마릿수도 전년대비 124.9%(3159마리)나 늘었다. 멧돼지 개체가 급증해 점차 도심지역으로 활동범위를 넓히면서 인근 주민들과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몇년새 AI와 구제역 등으로 유일한 멧돼지 개체 수 조절 수단인 겨울철 수렵이 중단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사무국장은 "멧돼지는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위치해 있어 겨울철 사냥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는 게 사실상 유일한 퇴치 수단"이라며 "그런데 2~3년째 가축 전염병으로 인한 통제 때문에 겨울철에 사냥을 제대로 하지 못해 개체수가 엄청 늘어났다. 각 지역마다 피해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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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추석을 맞아 산에 오른 성묘객ㆍ등산객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멧돼지가 가장 위험한 때는 3~5월 새끼를 낳아 예민해졌을 때다. 보호 본능이 작동해 사람이 눈에 띄면 곧바로 공격해 오는 경우가 많다. 추수기인 요즘도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인가ㆍ논밭 근처까지 내려 오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예전엔 멧돼지들이 7~8부 능선 이상의 고지대에 살았는데 요즘엔 도토리 채취나 벌채 등으로 고지대의 서식 환경이 악화된 반면 땔감을 하지 않아 풀숲이 무성해진 인가ㆍ논밭 근처의 3~4부 능선에 서식하는 멧돼지들이 많아졌다. 이 사무국장은 "고구마나 땅콩, 벼 등을 먹으려고 내려오는 개체들이 사람과 마주치면 사고가 난다"며 "호랑이 똥이나 오줌, 전기 울타리 등 기존 퇴치책들은 멧돼지들이 익숙해지면 곧 효과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3일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에서 50대 김모씨가 약초를 캐러 산에 올랐다가 멧돼지의 공격을 받아 다리를 받힌 후 동맥이 파열돼 사망했다. 이 곳에서는 2015년 12월에도 멧돼지떼의 습격을 받은 주민 2명이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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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나 성묫길에 멧돼지를 만났을 경우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 사무국장은 멧돼지와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쳤을 경우엔 "뛰거나 소리치면 멧돼지가 오히려 놀라 공격할 수도 있으니 움직이지 말고 멧돼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 보면서 시야에서 천천히 벗어나 가까운 나무, 바위 등 은폐물 뒤로 몸을 피하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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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돌을 던지거나 위협하면 안 된다. 조용히 뒷걸음질해 안전한 장소로 피해야 한다"며 " 멧돼지는 적에게 공격을 받거나 놀란 상태에서는 움직이는 물체나 사람에게 저돌적으로 달려와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주변의 나무, 바위 등 은폐물에 몸을 숨겨야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우산이나 커다란 보자기를 펴고 그 뒤에 숨는 것도 좋다. 멧돼지는 자기보다 덩치가 큰 상대는 건드리지 않는다. 성묘 후 남은 술을 산소에 뿌리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먹이로 착각해 파헤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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