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대형 유통업체 규제는 이번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이어 이제는 복합쇼핑몰, 아울렛까지 규제가 확대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13일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복합쇼핑몰과 아울렛도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제를 받도록 했다. 사실상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형 유통매장임에도 불구, 임대업으로 분류돼 '갑질'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 규제가 앞으로는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매장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정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월 4회로 늘리는 안까지 추진하는 등 대형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규제를 강화하는 이유는 대형마트를 비롯, 복합쇼핑몰 등 새로 생겨나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무휴업을 통한 전통시장의 매출 향상 효과가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개별 전통시장의 일평균 매출액은 2012년 4755만원에서 2015년 4812만원으로, 3년간 60만원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형마트가 한 달에 2회 문을 닫은 것을 감안했을 때 눈에 띄는 효과는 아니다.


또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2010년부터 지난 6월까지 경기, 대전 등 6개 상권의 대형마트와 인근 전통시장의 카드 사용액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재래시장 매출 증가율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초기에는 전통시장 매출이 증가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달 국회경제재도약 포럼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전통시장, 개인슈퍼마켓 모두 의무휴업 규제가 진행될수록 소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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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형 유통업체의 의무휴업 규제 효력을 두고 이견이 오가고 있는 가운데, 여당을 중심으로 그동안 나온 규제들을 한 데 모은 유통산업발전법 새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손 안의 쇼핑'이 보편화된 시대에 복합쇼핑몰이나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늘리는 것이 골목상권 살리기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이같은 규제가 골목상권은 살릴 수 있지만 소비자 후생은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진욱 연세대 교수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정책 세미나에서 "대형소매점 영업제한은 소비자가 다른 쇼핑장소를 물색해야 하는 등 거래비용을 높이므로 실제 구매가격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후생 감소분이 연간 2조41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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