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ㆍ단풍철 앞두고 관악산 '들개' 주의보
서울시 올해만 들개 64마리 포획…재분양 늦어지면 안락사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지난 27일 서울 관악구청 반려동물팀으로 서울대 공과대학 인근에 들개가 출몰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여름방학이었던 지난달 덫을 이용해 포획 작전에 나선 이후 사라진 줄 알았던 들개가 또다시 등장한 것이다. 관악구 관계자는 “한동안 잠잠했는데 서울대 대학원생이 공과대학 건물 주변에서 며칠 전부터 들개 3마리가 무리지어 나타난다는 민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추석 이후 들개 포획 작전을 다시 전개할 계획이다.
추석연휴와 단풍철을 앞두고 서울대와 관악산 일대에 들개가 다시 나타나 등산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관악구는 이 일대에 20여 마리의 들개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버려진 반려견 등이 야생화 된 것을 들개라고 일컫는다.
관악산 입구에서 노점을 하는 62세 윤모(여)씨는 “대개 병든 개거나 늙은 개들이어서 밥을 챙겨주곤 했는데 한동안 안 보이다가 최근에 다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3번씩 관악산에 온다는 70대 김모 할아버지도 “관악산 중턱에서 들개를 목격했다”고 했다.
관악구에 따르면 올해만 이달까지 관내에서 22마리의 들개를 잡았다. 서울시 전체로 보면 지난 7월말 기준으로 올해 64마리를 포획했다고 하니 관악구에서 발견된 들개가 서울시 전체의 3분의 1꼴인 셈이다. 지난해에도 시에서 포획한 들개가 총 115마리였는데 그중 45마리가 관악구에서 잡혔다.
잡힌 들개는 동물보호센터로 보내져 치료를 받고 새로운 주인들에게 재분양 된다. 일정 기간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시킨다.
이처럼 서울에 들개가 들끓고 있는 건 200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재개발 사업과 관련이 있다. 서울 곳곳에서 진행된 뉴타운 사업 때 이사가던 주민들이 버리고 간 반려견이 야생에 적응해 들개로 변모했다. 또 개들이 집을 나가거나 산책 때 도망쳐 들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관악산뿐 아니라 북한산, 은평구 등에도 들개가 출몰하고 있다는 민원이 계속 들어오는 실정이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들개는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때 유기된 개들이거나 주인 실수로 잃어버린 유실견이 산으로 들어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야생화 된 개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위협할 수 있으니 들개를 만나면 침착하게 피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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