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리는 고용부-파리바게뜨…결국 해답은 제빵기사 동의 얻은 상생협의체
고용부 "해결방안 논의 여지 있고 상생노력 지켜볼 것"
본사·가맹점·협력업체 출자 합작회사 설립 방안 주목
파리바게뜨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완한 상생협의체 제시"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상생협의체 구성안을 보완해 고용노동부에 공식 제안할 예정입니다." 파리바게뜨 본사, 가맹점주협의회, 협력회사 등 3자가 출자하는 합작회사나 협동조합 등을 만들어 제빵기사를 고용하는 방안이 재추진된다. 앞서 이 대안은 고용부가 제빵기사 노조(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측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요구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이번에는 노조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상생협의체(합작회사 또는 협동조합) 설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이제 고용부의 수용 여부다.
'제빵기사 불법파견'을 둘러싸고 고용부와 파리바게뜨가 계속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지만, 한발짝씩 물러서면서 500억원대 과태료와 협력업체 폐업 등 최악의 사태까지는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추석 연휴 이후 보완된(노조와 협의한) 상생협의체 구성안을 고용부에 제시할 방침이다. 이는 전날 고용부로부터 '불법 파견'에 대한 시정조치를 이행하라는 공문과 함께 11월9일이라는 시한까지 통보받은데 따른 것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고용부에서 상생 노력을 지켜보겠다고 한 만큼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준비하겠다"며 "가맹점주협의회, 협력업체와 상생협의체를 만드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파리바게뜨 본사, 가맹점주협의회, 협력회사 등 3자가 출자하는 합작회사나 협동조합 등을 만들어 제빵기사를 고용하는 방안이 재추진된다. 이를 통하면 본사나 가맹점도 모두 주주가 되기 때문에 업무 지시에 따른 불법 파견 소지를 없앨 수 있다.
다만 앞서 건의했던 대안책에서 보완된다. 앞서 건의됐던 이 대안은 정부가 제빵기사와 노조 등 당사자 의견 수렴을 요구했고, 파리바게뜨와 협력업체가 이를 노조와 합의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이고 노조와 만나지 않자 무산, 결국 고용부가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5400명의 제빵기사 의견이 각각 다를 수 있다"며 "여러 의견을 다시 수렴해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법파견 시정을 위한 직접고용 결정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고용부가 원만한 해결방안을 논의할 여지가 있고, 직접고용 외 다른 대안도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한발 물러났다. 파리바게뜨 측도 합리적인 대안을 내겠다는 입장을 보여 보여 큰 틀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해 가는 분위기로 기류가 바뀌었다. 이제 계속 달렸던 평행선의 간극이 좁아질지 여부는 고용부의 수용여부에 달린 것.
파리바게뜨의 입장과 시정명령의 주체인 고용부 간에 시각차가 존재하는 만큼 파리바게뜨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태가 해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고용부는 합작회사 역시 또 하나의 별도 법인인 만큼 본사가 직접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제빵기사들이 동의해 본사 직접고용을 거부하고 자회사로 가는 것에 동의할 경우에는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임종린 화학섬유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은 "26일 기자회견 이후 본사와 아직 대화를 한적은 없다"며 "(우리를 뺀) 합작회사는 말이 안된다. 빨리 대화 테이블(소통)에 앉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과 전국화학섬유노조 파리바게뜨 지회는 27일 오후 국회본청 223호에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 고용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 의원은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 의혹을 처음 제기한 바 있다.
이 의원은 "파리바게뜨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가 시장질서를 위협하고, 자영업자인 가맹점주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하는데, 불법을 시정하는 것은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정당한 몫을 찾는 과정이 가맹점주에게 부담이 된다는 왜곡은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같은 날 구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파리바게뜨, 직접 고용이 해답인가?'를 주제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상식을 뛰어넘은 고용부의 조치는 문재인 정부가 자칭 진보 세력과 노조의 요구에 따라 공공부문과 대기업 정규직(좋은 일자리) 유지 및 확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을 무조건 축소하지 않으면, 지극히 편파적인 근로감독과 강력한 과태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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