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의 스톡스톡]"주식과 결혼하지 마"…리서치센터장들의 이색 투자 철학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주식과 결혼하지 마라."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되새기는 격언이라고 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 종목에 집착해서는 안된다"면서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 때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것만큼이나, 과감하게 매수하는 결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미'들의 성적표는 최근에도 신통치 않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7월24일 이후 한달동안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평균 11%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많이 산 10개 종목들은 각각 11%, 5% 상승했다.
이제 열흘간의 휴식기다. 차분히 투자의 원칙과 태도를 점검해보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가격은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얻는 것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필요하면 단타 매매도 할만큼 과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은 "매수와 매도 타이밍이 아니라 데이터를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짜고 때로는 단기 전략도 섞어서 구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증시가 부진해도 정해 놓은 원칙을 고수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윤 센터장은 폭락하는 종목도 살 수 있는 펀드매니저를 모범 투자자로 꼽았다. 그는 "기업이 어려울 때 사들이는 펀드매니저의 뚝심은 객기가 아니라 분석과 고민의 산물"이라며 "고객의 자산으로 과감히 베팅하는 펀드매니저가 어떤 거장보다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라 불리는 레이 달리오를 꼽았다. 한해에만 138억달러(약 15조8400억원)를 거둬들인 2011년을 레이 달리오의 전성기로 꼽았다. 윤 본부장은 "그는 매수와 매도 타이밍만 재기보다는 매크로, 퀀트 분석 등을 활용해 투자 원칙을 세운다"며 "상승 동력(모멘텀)이 크지 않은 종목에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분석을 통해 세운 원칙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전설적인 가치투자자였던 존 템플턴의 비결을 소개했다. 주식을 사기 전에 왜 사야 하는지를 적어둔 뒤 주가가 하락할 때 살펴보라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미리 적어둔 종목의 주가가 부진할 때 메모를 살펴봐도 여전히 이 종목을 사야 하는 이유가 처음과 같다면 오히려 더 매수하라고 존 템플턴 경은 제안했다"고 전했다.
친구 앞에서 기업의 기초 체력을 직접 말로 설명해보라는 조언도 있다. 투자해야 할 이유가 분명한 것을 확인하면 덜 불안하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친구에게 기업의 상태를 말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기업을 잘 안다고 믿는 습관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특정 종목이 오를 것이라는 주변 사람의 말에 솔깃해 투자하는 방식이야말로 최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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