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 무너진다②] "저임금도, 환대도 사라졌다"…길잃은 인공위성 기업들
[제조업이 무너진다-2]인건비만 믿다 낭패본 인공위성 기업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공산당 주도의 정책이 급변해 대응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사드보복으로 당국의 각종 규제와 감독이 강화돼 경영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에 정책변화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현지에 남는 것도 국내 복귀도, 3국 이전도 쉽지 않아
-정부, 해외진출기업 실태조사…연내 유턴정책 내놓기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중국의 인건비가 저렴하지만 생산성이 낮아 총 생산비용은 국내 대비 마이너스다."
"베트남서 사업하기 어려워 중국과 가까운 캄보디아로 옮기려 한다."
값싼 노동력과 현지 정부의 투자유치정책으로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해외투자의 환경변화에 따라 ▲기존의 입지를 고수할지 ▲국내로 돌아올지 ▲제3국으로 이동할지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해외진출의 촉매제가 됐던 저렴한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제조업'이라면 무조건 반기던 현지 정부정책이 고부가가치산업ㆍ첨단산업에 집중되면서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국내로 복귀하려 해도 인건비 수준이 높고 정부의 유턴지원제도도 문턱이 높다.
최근 복수의 광역자치단체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벌인 투자유치 활동결과를 보면 중국에 진출한 한 철강재업체는 "인건비가 10년 전 대비 10배 정도 상승했는데도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오히려 총 생산비용이 국내 대비 마이너스"라면서 "공산당 1당 체제로 관련 법 개정이 너무 신속해 대응하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국의 정책변화가 너무 빨라 기업이 대응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오히려 기업경영에 악재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 이후 환경, 위생, 소방, 안전당국의 단속으로 한국기업 경영환경이 악화 추세라는 호소가 잇달았다. 일부 한국으로 돌아간 기업이 있긴 하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이 복귀한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유턴기업 지원 보조금을 바라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중국 옌타이에 진출했는데 거제 본사의 수주물량이 급감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한 중견 기자재업체의 경우 2007년 진출 당시 연간 1000억원가량의 수주를 약속받았지만 대우조선의 수주절벽으로 운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앞서 베트남에 자리를 잡은 섬유의류업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 업체는 "2006년 진출 당시 300명을 고용했지만 국내 의류업체로부터 일감이 줄면서 현재는 130명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정부가 섬유 대신 자동차, 전자, 기계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있어 섬유의류에 대한 지원이 전무하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들은 육로로 중국과 연결되는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곳도 있다.
현지 섬유업체 관계자는 "섬유는 원단을 한국에서 수입해 베트남에서 값싼 인건비를 활용해 제작, 수출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수익구조를 결정한다"면서 "한국이 생산성이 높다고 해도 베트남의 5배 수준이어서 파격적인 보조금이나 혜택이 없으면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한 의류가공업체는 업종을 바꿔 국내 복귀를 검토했지만 "유턴기업으로 지원받으려면 해외 사업장과 국내 신설제조 사업장이 동일한 제품을 제조해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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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국내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리쇼어링(Re-shoring) 경쟁이 확대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기업의 해외진출이 계속되고 유턴으로 인한 투자활성화는 답보상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 6~7월 두 달간 1015개 중소 수출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국내에 제조시설을 보유한 중소 수출기업 중 24.9%가 해외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절반(49.1%)가량은 해외 생산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반면 해외 생산을 국내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가능성(4.7%)은 낮았다. 향후 해외 생산 확대 및 신규 해외 생산 대상 국가로는 베트남(33.3%), 중국(19.0%),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ㆍ10.7%) 순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투자 및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유턴기업 지원정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3600여개 해외진출기업 실태조사와 해외사례 분석을 통해 연말까지 유턴 관련 법 개정안과 실효성을 높이는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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