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노동법 개정을 추진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노동조합의 첫 연대파업이라는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그는 노동개혁 반대파들을 '게으름뱅이'라고 언급한 후 논란이 확산되자, "국가를 앞으로 나가도록 독려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개혁에 반발하는 극좌 성향 정당 앵수미즈, 프랑스의 3대 노동단체 중 하나인 노동총동맹(CGT) 등은 12일 연대파업에 돌입한다. 최대 2000건의 동시파업과 180건의 집회 등이 예고돼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 취임 후 첫 대규모 파업이다. CNN은 마크롱표 노동개혁에 대한 반대가 광범위한 거리시위로 확대될 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정부는 기업에서 노조의 권한을 축소하고 해고와 고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노동법 개정을 이달 말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입법과정에서도 대통령 명령형식을 빌려 속전속결로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 파업에 나서는 필립 마르티네즈 CGT 사무총장은 "전국에서 180건이 넘는 시위가 계획돼있다"며 "일방적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에서는 '게으름뱅이'가 노조의 슬로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마크롱 대통령이 총파업을 벌이는 노조와 정치인들을 두고 "게으름뱅이, 냉소주의자, 극단주의자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앵수미즈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게으름뱅이들은 12일 거리로 나오라"고 독려했다.


엘리제궁은 즉각 노조 등 일반국민을 가리킨 발언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해당 발언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맞서며 추후 파장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 급락으로 프랑스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오명이 붙은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리더십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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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프랑스 최대 노조인 민주노동총동맹(CFDT)과 노동자의 힘(FO)은 이번 파업에 동참하지 않아, 총파업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프랑스의 기업가와 경제학자들이 노동개혁을 환영하고 있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며 "더 놀라운 것은 과거와 달리 지금 파업에서는 통합된 노조의 반대를 보지 못할 것이란 점"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현재로선 야당이 분열돼있어 부분적으로 시위 진압이 가능할 것이라고 엘리제궁이 확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엘리제궁 대변인은 "프랑수아 올랑드, 니콜라 사르코지, 자크 시라크 등 전 대통령은 위험을 두려워해 멀리 가지 못한 것"이라며 노동 개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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