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공항시설보호지구' 해제 논란…공해시설 입주 특혜?
13일 인천시 도시계획위 심의…이한구 시의원 "주민들 재산권 행사와 무관, 특정업체 입주 특혜 행정"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계양구·부평구 일부 지역을 김포공항 시설보호지구에서 해제하는 절차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와는 무관하게 공해를 유발하는 시설 입주를 위한 '특혜 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인천시의회와 시민단체가 폐지절차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시는 13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김포공항 시설보호지구 2983만5381㎡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긴 '도시관리계획(용도지구) 결정 변경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시는 공항 관리기관인 서울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와 사전 협의한 결과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시는 공항시설보호지구에서 해제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고, 공항시설보호지구가 해제되면 인근 상야지구 개발 및 계양테크노밸리 조성 등이 가능하다며 지역개발을 위해서도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이 바라는 고도제한 완화는 없고, 되레 공해를 유발하는 시설만 들어오게 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인천시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의 김포공항 시설보호지구를 폐지하더라도 주민들에 대한 규제 완화는 어렵다. 공항의 경우 '공항시설법'에 따라 건축물 등의 높이를 제한하는 '장애물제한표면'이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공항시설보호지구에는 특정대기오염물질과 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시설과 발전시설, 묘지는 건축할 수 없게 돼 있는데, 계양구 일대 공항시설보호지구를 폐지하면 계산택지 등 인구밀집지역과 인접한 서운산업단지에 공해공장이 들어설 우려가 있다.
인천시의회 이한구(계양4·무소속) 시의원은 "감사원이 지난해 서운산업단지 분양과 관련, 법적으로 입주가 불가능한 폐기물 배출업체 7곳에 대해 인천시에 처분지시를 했다"며 "이중 A 업체가 처분을 따르지 않는 가운데 인천시가 공항시설보호지구 해제를 추진해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서운산단 1·2단계는 계산택지, 동양택지 등 대규모 주거지와 국가하천인 굴포천 사이에 조성되고 있는 만큼 친환경 첨단산단으로 조성돼야 한다"며 "이에 부합하는 공항시설보호지구를 해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속한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김포공항 시설보호지구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지난달 시에 제출한 상태다.
건교위는 "공항시설보호지구 해제를 요구한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취지였고, 서운산단과 관련해서는 계산, 동양 등 택지지구가 인접한 곳에 공해업소가 들어서는 것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며 "공항시설보호지구는 쾌적한 산업단지 조성이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때문에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추진할 서운산단 2단계, 계양테크노밸리, 상야산업지원지구 등이 김포공항 시설보호지구 안에 있는데 환경영향평가 및 관계기관 협의, 개별법 등으로 공해업종 입지를 제한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며 "공항시설보호지구를 유지하면서 공해업종 입주를 철저히 차단하고 친환경적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는 시의회의 반대의견에도 불구 도시계획위에 안건을 상정, 공항시설보호지구 폐지를 밀어부치고 있어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더욱이 시가 공항시설보호지구 해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정 시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어 시민단체가 진상파악을 요구하고 있다.
계양구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B의원은 지난 2월 유정복 시장과 계양구민과의 대화 때 "주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따른다"며 김포공항 시설보호지구 해제를 건의했고 이후 시가 해제 절차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B의원의 부친은 전직 시의원으로 특수목적법인인 ㈜서운산단 고위직으로 재직하고 있어 각종 오해를 받기에 충분하다. 공항시설보호지구가 어떤 측면에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주는 것인지 해명하라"고 공개 질의하고 시의회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또 "계양구 김포공항 시설보호지구가 폐지되면 주민들 재산권 행사와는 관련 없이 서운산단과 계양테크노밸리에 환경오염 유발업체의 입주가 가능해져 지역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며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과정 없이 공항시설보호지구 폐지를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항시설보호지구 해제 결정안은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시장의 고시를 통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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