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규제개혁 시동…'포괄적 네거티브' 방식 전환
이낙연 총리, '규제개혁 추진방향' 확정…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 규제샌드박스 도입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정부가 신산업·신기술에 대해 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규제 샌드박스(Sandbox)' 제도를 도입해 기존 규제에도 불구 신사업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는 7일 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새 정부 규제개혁 추진방향'을 심의, 확정했다. 먼저 규제개혁 핵심과제로 ▲신산업·신기술 분야 규제 과감히 혁파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 집중 개혁 ▲민생 불편·부담을 야기하는 규제 적극 해소 등을 추진한다.
◆신산업에 사전규제 없앤다= 정부는 신산업·신기술 분야에 대해 기존 원칙허용-예외금지 방식의 '네거티브 리스트 규제'에서 벗어나 더욱 과감한 규제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빠른 환경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산업·신기술의 경우, 법령 개정 없이도 혁신 제품·서비스 출시가 가능하도록 입법 방식 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예를 들어, 주요 법령에서 기존의 한정적·열거적 개념 정의를 포괄적 개념 정의로 전환한다. 영국은 전자화폐 개념을 포괄적으로 기술해 다양한 형태의 전자화폐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신산업·신기술 제품·서비스에 대해 기존의 분류체계를 유연한 분류체계로 변경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모터사이클을 L1~L6로 분류하고, 여기에 속하지 않는 차량은 L7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존 규제에도 불구하고 신사업 시도를 가능하도록 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다. 규제 샌드박스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래 놀이터처럼 제한된 환경에서 규제를 풀어 신사업을 테스트하도록 하는 것이다. 영국에서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처음 시도된 제도다.
혁신 제품·서비스에 대해 시범사업·임시허가 제도 등과 함께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면제, 유예, 완화)하기로 했다. 다만 문제가 있을 경우 시범사업 철회·중단 등 사후규제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산업·신기술의 발전 양상을 예측해 규제 이슈를 사전에 발굴·정비하는 선제적 규제개선 로드맵도 구축한다. 우선 자율주행차·드론·맟춤형 헬스케어를 대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에는 자율주행차를 대상으로 미래지향적 규제지도를 마련한다.
◆규제개혁도 일자리·민생에 초점=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도 대거 개혁한다.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프로젝트를 선정해 현장의 규제 애로를 조정·해결하기로 했다. 소규모 프로젝트라도 중소·중견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규제 개선 요구사항은 우선 처리한다.
국무조정실의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 조직을 활용해 다양한 채널로 일자리와 관련한 규제정비 사항을 상사 접수·발굴한다. 기술진보에 따라 등장하는 융복합·공유경제 등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를 활성화 하기 위한 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신규진입을 막고 사업자간 경쟁 유인을 떨어뜨리는 경쟁제한적 규제도 지속적으로 고치기로 했다.
민생불편과 부담을 가져오는 규제도 손본다.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해 규제 수준 차등적용, 한시적 규제면제와 같은 규제차등화를 추진해 규제심사 시 중소기업영향평가 등을 이를 검토함으로써 그 결과를 개별법령에 반영한다. 국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보건·복지 ▲주거·건설 ▲도로·교통 ▲교육·보육 ▲문화·체육 등 5대 분야를 선정해 중점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생명·안전 분야에서는 국민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규제는 무조건적인 규제완화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이를 위해 관련규제의 폐지 또는 완화 시 규제심사를 실시한다.
이밖에 지역발전과 자치분권 확대를 위해 규제법령을 정비하고 규제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한다. 행정안전부의 국가사무 지방이양, 법제처의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법령정비 등과 연계해 추진하기로 했다. 26개 부처 690여건에 달하는 행정조사 실태를 전수 점검해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내용을 정비함으로써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덜어낼 예정이다.
규제개혁위원회의 민주성과 투명성도 강화한다. 회의록 상세 공개, 제척·기피 제도 철저 적용, 윤리의무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규제개혁을 본격 추진하고, 국무총리 주재 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여러 부처가 관련된 복합과제 등 부처 간의 이견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지속 일자리위원회, 4차산업혁명위원회와도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이련주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정부는 관련 내용을 반영해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에 나서는 동시에 제·개정이 필요한 부처소관 법령을 신속히 정비할 것"이라며 "부처별 '규제정비계획'을 이달 중에 보완하고 내년부터 연도별 '규제정비종합계획'에 새 정부의 규제개혁 방향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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