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찍는 G2]한국산 車·鐵치려다 자국기업에 '자해'비판받는 美
-트럼프 말대로 FTA폐기시 韓 자동차 등 손실 불가피
-무역적자 큰 것 사실이나 FTA이전 복귀시 美 농축산 타격 커
-북핵사태까지 발발해 한미관계 약화시킬 필요없어…자해행위 비판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을 넘어 폐기를 추진하는 것은 한미 FTA가 양국의 윈윈(상호이익)을 가져오지 않고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와 철강 등의 수입이 더 늘어나면서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FTA는 그러나 이미 수 십, 수 백 여 차례의 협상 과정을 거치는 동안 양국의 득(得)은 최대한 키우고 실(失)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 체결하는 것이 순리가 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한국의 자동차, 기계, 철강의 대미국 수입급증으로 자국산업과 관련 일자리가 줄어드니 FTA를 아예 폐기처분하자는 생각인데 그 역풍은 오히려 미국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농림축산과 상공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각종 연구결과를 봐도 FTA를 폐기했을 때 미국은 FTA를 유지했을 때보나 득은 적고 실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내에서 FTA폐기를 자해행위라고 비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 FTA를 폐기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국 수출은 2020년까지 4년간 130억1000만달러(약 14조7000억원) 줄어들고 고용은 12만7000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양국 교역구조가 상호보완적이라 한미 FTA가 폐기되면 미국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협정이 종료되면 미국의 대한국 수출기업이 한국의 대 미국 수출기업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관세율을 부담해야 한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FTA폐기시 미국의 대 한국 관세율은 1.6%, 한국의 대미국 관세율은 최소 4%로 미국 기업들이 부담할 관세가 더 높아져 우리 기업의 수출 감소보다 미국 기업의 수출 감소가 더 크다. 2015년 산업별 수출입 구조를 가정하면 FTA 종료 시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 효과는 13억2000만 달러지만, 수입 감소는 15억8000만 달러로 수입이 더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수행한 한미 FTA 종료 시나리오 분석을 보면 한미 FTA가 폐기되면 우리나라의 대미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지금(2016년)보다 2억6000만 달러(약 2941억원) 증가한다. 대미국 공산품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지만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더 크게 줄기 때문이다. 공산품 관세 절감 효과도 미국 제품이 더 컸던 만큼 FTA가 종료되면 그만큼 혜택이 줄어든다.
농업분야는 미국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는 품목이 많아 FTA의 최대 수혜분야다. 지난해 기준 농림축산물 분야의 대미국 수출 규모는 7억1600만 달러이지만 대미국 수입은 8배가 많은 68억5000200만 달러로 한국의 대미국 무역적자 규모가 61억3600만 달러에 이른다. 만약 FTA가 폐기되면 농산물에서는 미국이 연간 7억7000만 달러(8709억원), 한국은 2000여만 달러(226억원)의 관세 절감 혜택이 사라진다. 미국에서 수입되던 농산물 중 일부는 한국의 FTA 체결국인 유럽연합(EU), 호주,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 수입선이 전환된다.미국축산협회와 북미육류협회, 미국육류수출협회 등 미국 3대 쇠고기업계 단체장들은 미국 정부에 현행 FTA 유지를 옹호하는 입장을 담은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 상공인들도 FTA유지를 바라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인들의 이익단체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그동안 한미 FTA는 양국에 호혜적이라고 평가하고 양국 정부와 의회에 한미 경제협력관계와 한미 FTA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더구나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제 6차 핵실험을 강행한 상황에서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는 일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FTA폐기를 "바보 같은짓"이며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이고 "스스로 자멸에 이르게 하는 자해 행위"라는 비판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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