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선진화법 개정, 각당 몸값 계산서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국회선진화법 개정이 또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선 이전 개정에 반대 입장을 밝혔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다당제로 개편된 현 상황에 맞게 선진화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선 이전 개정을 주장했던 보수계열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선진화법 개정 반대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여기에 선진화법을 둘러싼 각 당의 입장차가 분명한 상황이라 9월 정기국회에서도 공수가 바뀐 공방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화법 개정은 국민의당이 먼저 제기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선진화법이 식물국회의 근거가 되고 있다. 신뢰받는 국회, 일하는 국회가 되려면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돼야 한다"며 "신속처리 안건 지정 기준을 다당제 현실에 맞게 과반 기준으로 고쳐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에 민주당도 화답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4당 체제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난관이 있다"며 "여당은 항상 선진화법을 개정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환영했다.
이처럼 두 정당이 선진화법 개정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대선이후 정치 지형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서 민주당은 120석, 한국당은 107석, 국민의당은 40석, 바른정당은 20석을 갖고 있다. 여당 입장에선 신속처리 안건지정에 필요한 180석을 만들려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동시에 설득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국회 문턱을 낮추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신속처리 안건지정 기준을 150석으로 낮추는데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손을 잡을 경우 법안처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선진화법 유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바른정당의 경우 속내가 더 복잡하다. 현재 신속처리 안건지정 기준은 180석으로 여당 입장에선 바른정당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150석으로 기준을 낮춘다면 바른정당의 도움이 없어도 법안처리가 가능해 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24일 "또 다시 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선진화법이 내포한 협치의 정신은 오히려 양당제보다 다당제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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