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현장]진보진영의 ‘3無’ 광복절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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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72주년 광복절에 열린 진보 진영의 ‘8ㆍ15 범국민 평화행동’은 태극기, 북한 비판, 시민 공감 없는 ‘3무(無) 집회’였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200여개 진보 성향 단체가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집회엔 주최 측 추산 1만명(경찰 추산 6000명)이 모였다. 이들은 ‘우리가 촛불입니다’를 외쳤으나 현장의 분위기는 공허했다.

광복절을 맞아 열린 집회였지만, 태극기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단체의 깃발만 나부꼈다. 익숙한 풍경이다. 지난해 촛불정국에서 진보 단체들은 태극기에 대해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쪽에선 태극기를 보수의 상징이라며 배척했고, 다른 쪽에선 태극기를 ‘촛불광장’으로 가져오자고 했다. 진보 단체들은 여전히 태극기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연단에서 나온 발언들도 일반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웠다. 이들은 미국을 한반도에서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주범으로 규정했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를 싸잡아 규탄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선 한마디 비판조차 없었다. 오히려 미국 핵무기와 북한 핵무기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자신(미국)이 가진 핵은 문제가 없고, 상대(북한)가 가진 핵은 문제라는 이중 기준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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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과의 공감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통일선봉대, 대학생 통일 단체, 정의당 당원 등만 보일 뿐이었다. 촛불집회 다수를 차지했던 시민들은 이날 집회를 외면했다.


참가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해 광화문광장에 도착했을 땐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광장에선 가수 전인권과 한영애가 이날 오후 8시부터 열리는 서울시 주최의 시민음악회 리허설을 하던 중이었다. 진보 단체의 북소리와 구호가 리허설을 방해할 정도로 컸다. 소음에도 두 가수는 리허설을 꿋꿋이 마쳤으나 촛불집회의 주축을 자임하는 진보 단체와 촛불집회 단골손님이던 두 가수가 광장에서 ‘어색한 조우’를 한 셈이다. 촛불혁명과 문재인 정부 탄생에 진보 단체들이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자신들만의 주장만 되풀이한다면 언제든 소수로 고립될 수밖에 없음을 이날 집회는 보여줬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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