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림일 주간에 열린 1295차 수요집회
9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서 개최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오는 14일 제5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다음 주까지 여러 행사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9일 첫 번째 일정으로 1295번째 수요집회가 열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날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29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세계연대집회 형식으로도 진행됐다. 세계연대집회는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와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7 김학순, 다시 태어나 외치다’라는 제목이 붙었다.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에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역사교과서에 위안부 기록, 위안부 추모비 건립 등을 요구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재단 상임이사(정대협 공동대표)는 “여기 우리 김학순으로 태어나 외친다”며 “일본 정부는 피해자 앞에 사죄하고, 한국 정부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당장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정부가 2015년 12월28일에 왜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는지 진상부터 가려야 한다”며 “정부에서 조사활동 들어갔고, 국회 여가위에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도 무대에 올라 수요집회에 나온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할머니는 “아직 문제가 해결 안 돼 도저히 죽을 수가 없어서 다시 돌아왔다”며 “끝끝내 싸워서 일본정부로부터 사죄 받겠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우리는 죄가 없다. 살아남아 역사를 얘기할 수 있단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90살이지만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덧붙였다.
미래 세대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서가영 서울 중구 이화여자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주먹도끼’ 부회장은 “전국의 학교에 ‘작은 소녀상’ 건립운동을 추진해 100개 넘는 곳에 소녀상을 건립했다”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0일과 11일엔 각각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과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 인권박물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어폴로지(사과)’ 상영회와 위안부 소설 ‘한 명’을 쓴 김숨 작가와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14일 오후 3시에는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기림일 미사가 예정돼 있다. 또 오후 6시에는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는 제목의 문화제가 열린다. 가수를 꿈꿨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음반을 발표하고 노래 공연도 한다.
다음 주까지 서울뿐 아니라 광주, 대전, 강릉, 천안, 창원,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도 문화제와 전시회, 집회, 소녀상 제막식 등 행사가 열린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공동행동이 진행된다.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대만, 인도네시아, 캐나다, 호주 등 8개국 17개 지역에서 연대 집회와 추모제, 강연 등이 열린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공개 증언한 날을 기리기 위해 2012년 제11차 아시아연대회의에서 각 나라들이 결의해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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