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무인 점포에 이어 뷔페식 도시락이라는 트렌드도 선점했다.
이번 선보인 내맘대로 도시락 시리즈는 기존 도시락 신제품 출시와는 차원이 다른 발상의 전환이다. 밥류와 반찬류를 따로 떼어 놓고 소비자들이 고르게 한 것. 밥류와 반찬류 각각 5종으로 총 10가지 메뉴 중에서 기호에 맞춰 선택, 완벽한 개인 취향 도시락을 만들 수 있다.
내맘대로 도시락 개발 배경과 관련, 세븐일레븐은 "미래 편의점은 다양한 생활 먹거리를 제공하는 종합 푸드 스테이션 역할을 하게 될 텐데 그 중심은 단연 도시락"이라며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반영과 함께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상한 설명은 이쯤 하고, 사실 소비자들에겐 '맛있는 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내맘대로 도시락이 제공하는 밥류는 '백미밥'(1000원), '햄야채볶음밥'(1300원), '김치볶음밥'(1300원) 등이다. '흑미밥'과 '카레볶음밥' 2종은 이달 말 추가로 출시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밥 맛에 자신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명품 '삼광미'로 지었다는 밥류는 골고루 다 맛있었다. 일단 밥알이 퍽퍽하지 않고 차졌다. 햄야채·김치·카레 등 볶음밥류는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했다. 내맘대로 도시락 상품기획자(MD)는 "우선은 기본인 백미밥을 먹어볼 것을 권한다"며 "우수한 밥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맨 앞에 등장하는 매콤제육볶음이 대표 선수다. 살짝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매콤하고 짭조름한데 밥 반찬으론 제격이었다. 치즈쏘야볶음, 함박스테이크, 소불고기 등 반찬세트들도 전반적으로 맛이 괜찮았다. 대형마트에서 비슷한 중량의 반찬 단품이 기본 3000원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상당히 높다.
세븐일레븐은 내맘대로 도시락에 대한 상표권 및 디자인권 출원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국내 최초 무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열었다.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는 "이번 개장식은 대한민국, 그리고 롯데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있음을 널리 알리고 미래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에 편의점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싶다"고 힘 줘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석 달 뒤 뷔페식 도시락까지 처음 선보이며 4차 산업혁명 대응, 상품 기획 등 측면에서 여타 경쟁사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갔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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