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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하는 김추자, 전시장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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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자 아카이브 전시장 전경 [사진=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공]

김추자 아카이브 전시장 전경 [사진=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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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라는 말이 있다. 김추자(66)는 특유의 관능적 음색과 의상, 퍼포먼스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의 반대급부에 서 있던 1960-70년대 아이콘이었다.

김추자는 한국 여성가수 최초로 소울과 사이키델릭 노래를 불렀다. 1969년 ‘늦기 전에’로 데뷔. ‘님은 먼 곳에(1969)’ ‘거짓말이야(1971)’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남겼다. 당대 최고 섹스심벌이기도 했다. ‘록의 전설’ 신중현(79)은 “나는 김추자라는 보석을 통해 한국적 록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었다”라고 회고한 바 있다.
반공시대를 살아온 산 증인이자 시대를 앞서는 김추자의 노래와 율동은 독재에 맞서는 저항적 뉘앙스로 받아들여졌다. 1970년대 대마초 파동, 간첩설 등 스캔들로 제약을 받기도 했다. 1981년 결혼한 그녀는 은퇴 선언 후 33년 만에 2014년 새 앨범 ‘It’s Not Too Late‘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김추자 릴테잎 [사진=김세영 기자]

김추자 릴테잎 [사진=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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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자 아카이브 전시가 북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과거 활동 당시 의상과 사진, 영상 미공개 음원이 공개된다. 전시는 1960-70년대 한국의 대중문화 아이콘과 더불어 아시아의 대중문화를 소개하며, 아시아를 관통하는 여성들의 삶과 목소리를 듣는다.
전시를 기획한 이용우 뉴욕대학교 교수는 “당시에는 박정희 정권하에 압축된 근대화가 진행됐다. 김추자는 문화적 아이콘이면서도 반공독재에서 가장 멀리 있는 존재였다. 전시 제목인 ‘아시아 디바’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대중가수가 아니라 ‘소리를 발하는’ 주체로서의 디바를 의미한다. 전시를 관통하는 요소는 아시아 여성들의 목소리”라고 했다.

이 교수는 “급속한 경제개발 속에서 ‘여공, 성노동자 등 식민시절부터 정치적 의견을 말할 수 없었던 대부분의 아시아 여성들의 목소리는 어떨까?’ 라는 질문에서 기획됐다”고 했다.

전시장 전경 [사진=김세영 기자]

전시장 전경 [사진=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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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준 서울시립미술관장은 “당시 우리나라는 산업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정치적으로는 군사독재, 장기집권의 시기다. 종전 후 미국과 소련이 우주산업 경쟁 등 팽팽하게 경쟁하던 시절이다. 핵개발 본격화, 냉전, 베트남전쟁 등으로 젊은이들은 고통 속에서 살았다. 이로 인해 히피문화 등으로 저항하던 시기다. 여성인권이 제대로 신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추자는 대중가수로 주목받았다. 남성중심사회에서 타자가 된 여성의 삶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시”라고 했다.

25일 개막하는 ‘아시아 디바: 진심을 그대에게’ 전은 오는 10월 9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전시실1, 프로젝트 갤러리1, 2)에서 열린다. 회화, 사진, 설치, 영상, 아카이브 등 전시작가 총 스물아홉 명이 참가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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