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세' MP그룹·'광고비 전가' BBQ 등 갑질 논란
가맹분쟁 조정 한해 600건…외식업 폐업률 11%
김 위원장 "가맹점 보복하면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개혁 추진"


2016년 업종별 영업표지 수 현황.

2016년 업종별 영업표지 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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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취임 일성으로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밝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 위원장이 취임한지 정확히 한달인 13일 프랜차이즈업계 곳곳에서 '김상조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갑질 제재가 시작됨과 동시에 양파 껍질 벗기듯 새로운 갑질 사례가 속속 튀어나와 민낯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 이에 김 위원장은 갑질논란이 끊이지 않는 프랜차이즈 업계를 정화하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 등 대대적 개혁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상조 효과'로 인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재빠르게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갑질 논란'에 휩싸인 곳들은 창업주·오너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사과를 표하는 액션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22만여개에 달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계약단계부터 폐점까지 업계 전반에 이른바 갑질 문화가 만연해 있으며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MP그룹 정우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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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칼날 향한 곳…바짝 엎드린 프랜차이즈=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 취임과 함께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을 가장 뜨겁게 달군 곳은 MP그룹과 BBQ다. 공정위는 최근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BBQ가 가맹점으로부터 광고비 분담 명목으로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을 거둬가기로 한 과정에서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가 없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BBQ는 공정위의 현장 조사 첫날 가격 인상을 철회하면서 백기를 들었다. 이성락 사장은 취임 3주만에 책임을 안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MP그룹의 경우 서울중앙지검이 본사와 관계사 2곳을 압수수색한 지 닷새 만에 백기투항했다. 정우현 회장은 6월26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가맹점상생협의회 구성 등을 약속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지난 6일 오후 업무방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정 전 회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입하면서 자신의 동생 아내 명의로 된 회사 등을 중간업체로 끼워 넣는 방법으로 가격을 부풀려 50억원대 이익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이에 항의해 가맹점을 탈퇴한 업자들에게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공세로 보복 출점을 감행하는 행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도급업체 갑질 논란에 휩싸인 김성주 회장도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이어 패션브랜드 MCM 생산업체 성주디앤디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공정위와 검찰 등의 다음 칼날이 향할 곳을 주시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프랜차이즈를 둘러싼 여론도 좋지 않은데 가격 인상 등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號 한 달③]프랜차이즈의 민낯 '甲질의 끝'…乙의 선택 '폐업' 원본보기 아이콘

◆100조 프랜차이즈사업…乙 폐업만 선택=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2016년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5237개로 전년도(4844개)와 비교해 8.9% 늘었다. 2015년 기준 가맹점 수도 21만8997개로 전년(20만8104개) 대비 1만893개(5.2%) 증가했다. 2016년 기준 가맹점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가맹본부 수는 2678개였던 201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4년 만에 59.4%나 급증했다.업종별로는 외식업이 4017개(76.2%)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944개), 도·소매업(312개)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규모는 2016년 기준 100조원 이상이다. 1999년 45조원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증가해 2008년 77조3000억원, 2013년엔 86조원에 육박했다.


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가맹사업 관련 분쟁조정신청은 2006년 212건에서 해마다 늘어 2012년 609건으로 치솟았다. 이후 매년 600건 안팎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593건에 달했다. 일반 민·형사 소송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란 게 프랜차이즈협회 측 설명이다.


올해 1∼5월 가맹사업 관련 분쟁조정신청도 28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공정위가 처리한 건수는 30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특히 공정위가 불공정거래와 허위과장정보제공 등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조치한 건수는 15건으로 지난해 연간 조치 건수(12건)를 이미 넘어섰다.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업체는 한국피자헛, 죠스푸드, 본아이에프 등 외식업체 3곳과 토니모리 등 총 4곳이다. 치킨뱅이 가맹본부인 원우푸드와 통인익스프레스는 시정명령을 받았고 설빙, 토니버거, 옥빙설, 회진푸드 등 9곳은 경고를 받았다.


이에 본사의 재료 강매 등에 시달리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폐업률이 높은 편이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하루 평균 114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새로 개업한 반면, 동시에 66개 점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10곳 중 1곳꼴로 문을 닫은 것. 폐점률은 9.9%로 전년(10.2%)보다 0.3% 포인트 하락했다. 이 가운데 외식업 가맹점 수가 4378개로 가장 많았고 폐점률도 11.1%로 가장 높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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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프랜츠차이즈 乙 위한 개혁=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가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과 더불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정보공개 의무를 확대하고, 감시망을 촘촘하게 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행정규율 집행 권한의 상당부분을 이양하는 방안 등을 추진키로 한 것.


김 위원장은 최근 한국경제 밀레니엄 포럼 강연에 참석해 가맹본부 규제와 관련, 가맹·유통·대리점 분야 불공정행위를 엄정 제재하고 보복조치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고의적 행동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몇 배 더 큰 손해배상을 지우도록 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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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직접 보호보다는 정보공개를 위한 종합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관계에서의 정보를 많이 공개하도록 조정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더불이 김 위원장은 "행정규율 집행의 상당한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며 "비교적 사실관계 확인 등 단순 업무부터 지자체에 이양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법 집행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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