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자, 마약으로 치료한다고?
엑스터시 성분 MDMA, 술꾼 치료 임상시험 앞둬
영국에서 마약 엑스터시의 주성분인 MDMA(메틸렌 디옥시 메타암페타민, methylene dioxy-methamphetamine)를 알코올 중독 치료용으로 쓰기 위한 임상시험이 세계 최초로 시행된다. 최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중독 증상 치료를 위한 MDMA 사용법을 연구중이다.
연구팀은 정부 승인을 받아 MDMA를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앞으로 2개월 이내에 실시할 예정이다. MDMA는 기분이 좋을 때 분비되는 뇌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을 한번에 과다 방출시켜 섭취시 3~8시간에 걸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약물을 중단하면 심한 우울증과 피로감을 얻게 된다.
연구팀은 MDMA의 투여량을 알맞게 조절해 투여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질환에 적절한 치료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MDMA 투여 후 환자와 의사의 심적 교감이 강화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정신 질환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낮아진다는 의견이다.
임상시험은 체내 알코을을 배출시킨 후 MDMA 투여를 않고 일반적인 중독치료를 하는 세션이 2차례 진행된다. 그 다음 캡슐에 담은 고용량 MDMA를 환자에게 투여하는 세션이 하루동안 진행된다. 약물 투여 후 환자는 의료진과 대화를 하거나 눈가리개를 하고 명상을 한다.
이 실험에는 20명의 알코올 중독 환자가 피실험자로 참여한다. 이들 중에는 매일 와인 5병분량의 술을 마시는 중증 환자도 있다. 이 환자는 수차례 전통적인 방식의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았지만 병이 재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을 이끄는 벤 프로세서 교수는 "제가 담당한 알코올 중독 환자 대부분이 모종의 충격을 받았으며, 그 충격이 중독 증상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프로세서 교수는 MDMA가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작용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현대 정신 의학의 치료법이 아직 빈약한 상태"라며 "알코올 중독 환자의 3년 후 재발률이 90%에 달한다"고 MDMA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MDMA를 이용한 알코올 중독 치료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도 있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에드 데이 교수는 "MDMA가 PTSD와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걸 인정하지만, 알코올 중독 치료에 이용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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