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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문 닫는 든 갤러리아면세점…업계 "이제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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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갤러리아,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임대차 계약 중도해지
사드 악재로 중국인 급감하면서 매출이 임대료 밑돌아
업계 "안팎 타격으로 임대료 큰 부담…존폐기로에 엑소더스 시작될 것"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 매장 전경. 고객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 매장 전경. 고객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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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면세업계의 '공항 엑소더스'가 현실화 하고 있다. 국내 국제공항에서 영업중인 면세 업체들의 적자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면서, 특허를 반납하고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화갤러리아는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임대차 계약을 중도해지했다고 밝혔다. 고액의 임대료로 급증하는 적자를 견디기 어려워 영업 종료를 선택, 특허를 반납하게 된 것이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두 달여 뒤인 8월31일까지만 영업을 할 방침이다. 다만 임대차 계약 만기 전 특허를 조기반납하는 데 대한 위약금의 성격으로 한국공항공사 측에 20억원을 납부할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기존 점포에 역량을 집중해 매출 감소 최소화 및 손익구조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영업정지로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나 손익구조 개선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단체관광을 막는 '방한금지령'을 내리면서 제주행 관광객이 급감, 현지 면세점들은 운영에 타격을 입어왔다. 갤러리아면세점의 경우 방한금지령 이후 제주편 전세기와 크루즈 운항이 중단, 유입 중국인관광객 수가 80~90% 급감하면서 지난 4월을 기준으로 제주점의 월단위 매출이 임대료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화 측은 최근까지 수차례 제주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납부 방식 조정을 요청해왔다. 2013년 한화가 제주국제공항 면세 사업권을 따낼 당시 임대료는 연간 241억원의 고정급 또는 품목별 매출액 대비 특정된 요율을 적용해 산정, 두 금액 가운데 더 많은 쪽을 공사가 지급받기로 돼 있었다. 한화는 '매출에 따른 요율 적용' 방식으로 임대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한국·제주공항공사 측은 불가 방침을 통보, 한화 측은 임대차 계약 해지를 결정하게 됐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 면세 시설은 국가계약법과 재산관리규정에 의거해 모든 사업자가 같은 법과 규정을 적용받아야 한다"면서 "특정 기업이나 공항 시설에 대해서만 임대료 조정을 해 줄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인천공항공사 역시 같은 이유로 앞서 한국면세점협회가 업계를 대표해 건의한 인천공항 내 제1터미널(T1) 면세점에 대한 한시적 임대료 조정 요청에 불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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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와 마찬가지로 손실이 큰 공항면세점을 폐점하는 사업자들이 잇달아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A업체는 인천국제공항에서의 운영 어려움을 이유로 현재 특허 조기 반납을 결정, 구체적인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며, B업체 역시 이를 위해 사내 법무팀과의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3기 사업자들은 중국인관광객이 밀려들어오던 2014년, '면세점 황금기'에 입찰이 추진된 탓에 경쟁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써내 현재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중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3기 사업자들은 매출의 40%(지난해 기준) 가까이를 임대료로 내고 있으며, 방한금지령이 온전히 반영되기 전인 올해 1분기에만 238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들 사업자들은 임대료 납부 방식으로 J커브형태를 선택, 사업 초기 대비 후기 납부해야 하는 임대료 금액이 더욱 높아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공항면세점 운영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항점이 연계마케팅을 통해 시내점과 시너지를 낼 수 있었고, 두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률이 나오는 시내점이 공항의 손실을 커버할 수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객수 감소와 경쟁매장 수 급증으로 시내점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위 업체들은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적자로 두손을 들기 직전이고 상위 업체들은 해외 공항 및 시내에 사업장을 마련해 공항점 운영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구매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면서 "높은 임대료를 내면서 국내 공항점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임대료 경쟁을 해가며 공항점 운영을 결정한 각 기업들이 상황이 어려워지자 반납을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입찰 당시 적어낸 임대료는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고 각 기업들이 써낸 것"이라면서 "모든 사업이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인데, 불리한 상황이 전개됐다고 해서 감탄고토 식의 결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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