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아기 곁에서/김예강
매일매일
부드러운 동물
눈 붙은 강생이
수중기와 얼음 사이를 오가는 물방울
밤과 낮 사이
커다란 물방울
나뭇가지와 새 사이의 푸른 허공
바람 사이 애기똥풀
아기는 잔다 웃고 아기는 운다 웃고
아기는 웃는다 자고 아기는 먹는다 자고
아기는 응가한다 먹고 아기는 잔다 먹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아기는
백날을 지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결국 '파업 할까봐' 웨이퍼 보관함까지 꺼냈다…삼...
AD
■이 시를 읽고 저 『도덕경』에 적힌 무위(無爲)나 인간의 본래 성품에 대해 논한 맹자의 말을 떠올리는 일도 꽤 그럴듯하겠지만, 그것 또한 "먹고 자고 먹고 자"는 아기에게 좀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체 이 "부드러운 동물"에게 무슨 말을 덧붙이겠는가. 다만 첨언 하나. 시 쓰는 후배가 첫애를 낳았을 때 들려주었던 말인데, '아기가 손님 같아요'라던 말. 생경해서 그런 것이기도 했겠지만, 어쩌면 손님을 대하듯 아기를 공경하고 살피고 키워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서였으리라. 물론 지금은 그녀석이 아주 당당하게 주인 행세를 하고 있겠지만.채상우 시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