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s] 조선희와 김별아의 장편소설
■세 여자 1ㆍ2=여성 혁명가 세 사람의 이야기. 소설은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다. 1920년대로 추정되는 일제강점기 조선, 청계천 개울물에서 단발을 한 세 여자가 물놀이를 하는 사진이다. 1990년 냉전시대의 마침표를 찍으며 한·소수교가 이루어진 이듬해 박헌영과 주세죽의 딸이며 소련의 모이세예프 무용학교 교수인 비비안나 박이 서울에 들어올 때 가져온 사진들 가운데 하나였다. 작가는 사진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허정숙을 발견한 뒤 이 소설을 처음 구상했다. 허정숙에 흥미를 가지고 들여다보니 ‘신여성이자 독립운동가’라는 새로운 인물 군상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박헌영, 임원근, 김단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한국 공산주의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동지이자 파트너였던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 이 여성들은 왜 한 번도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을까. 이 소설은 우리가 몰랐던 세 명의 여성 혁명가, 그들의 존재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인공 세 여자가 살다 간 시대적 배경이 말해주듯 이 여성들을 중심으로 주변 남자들의 인생과 함께 1920년대에서 1950년대에 걸쳐 한국 공산주의운동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작가 스스로 세 여자가 주인공이지만 역사가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세 여자를 비롯해 이름 석 자로 나오는 사람은 모두 실존인물이다. 등장인물들에 관한 역사기록을 기본으로 했고 그 사이사이를 상상력으로 메웠다. 작가는 역사기록에 반하는 상상력은 최대한 자제했고 ‘소설’이 ‘역사’를 배반하지 않도록 주의했다고 한다. (저자 조선희/한겨레출판사/각권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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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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