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임원근, 김단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한국 공산주의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동지이자 파트너였던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 이 여성들은 왜 한 번도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을까. 이 소설은 우리가 몰랐던 세 명의 여성 혁명가, 그들의 존재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인공 세 여자가 살다 간 시대적 배경이 말해주듯 이 여성들을 중심으로 주변 남자들의 인생과 함께 1920년대에서 1950년대에 걸쳐 한국 공산주의운동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작가 스스로 세 여자가 주인공이지만 역사가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열애=일본 천황 암살을 모의했다는 혐의로 ‘대역사건’의 주범이 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격정적인 사랑과 투쟁을 그린 작품. ‘조선인 독립운동가와 그의 일본인 아내’로 정형화된 박열과 가네코의 삶과 사랑 이야기다. 다다미 6장짜리 단칸방이나마 함께여서 행복했던 시절도 잠시, 박열과 가네코는 일왕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를 쓰고 옥에 갇힌다. 박열은 고압적인 일본 제국 재판정에서 조선 옷을 입고 조선 말을 쓰는 등 유례없는 행동을 한다. (김별아 지음/해냄출판사/1만3800원)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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