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硏, 주세 과세체계 개편 공청회
"산업경쟁력 증진·소비자 선택권 확대 바람직"
종가세→종량세 전환…수입주류 시장점유율만 늘 것


"하우스맥주 일반소매점 판매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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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소규모 주류면허 제조자가 만든 맥주인 이른바 '하우스 맥주'를 일반소매점에서도 판매토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하우스 맥주는 영업장에서만 판매가 가능한데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규제한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주세 과세체계의 합리적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성명재 홍익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세 과세체계의 합리적 개편'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2002년 신설된 소규모 맥주 제조면허는 자신의 영업장에서만 판매할 수 있었다. 2008년에 자신이 소유한 다른 영업장 판매가 허용됐으며, 다른 사업자 영업장에서 판매는 2014년에야 가능해졌다. 지난해에는 병입 후 소비자 판매가 가능하게 됐지만 여전히 일반소매점 판매는 제한돼왔다.

우선 성 교수는 보고서에서 "주류산업은 제조·유통단계의 과도한 규제는 완화하고 느슨한 소비단계의 규제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득증대와 소비자 선호의 다양화, 규제 완화를 통한 산업경쟁력 증진 차원에서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 제도를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 소비자 선택의 다양화를 통해 사회후생의 증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소규모 맥주를 일반소매점에서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 경우 일반소매점 판매가격(반출가격)을 주세 과세표준으로 산정하는 과세표준 이원화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영업장 판매시 주세 과세표준은 '제조원가의 110%'를 적용하고 있다. 또 소규모 맥주제조 특성상 제조원가가 높아 주세부담 경감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행 종가세 체계인 주세를 종량세로 전환하게 되면 희석식소주 세율은 소폭 상승하는 반면, 위스키 세율은 대폭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저소득층의 주세 부담이 늘고 수입주류의 시장점유율만 늘어나며, 특히 음주억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중후반까지 종량세였지만 단계적으로 종가세 체계로 전환됐다. 주종에 상관없이 종가세(주정 제외)를 도입하고 있는데, 맥주류와 증류주 72%, 와인류(청주·약주 포함) 30%, 탁주 5% 등 세율이 적용된다.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소비세로 부과해 비용을 충당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선진국처럼 주류, 담배, 유류 등에 대해 종량세를 채택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성 교수는 "저율의 종량세율 체계는 사회적 비용을 감축하지 못하면서 종가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역진성 보완기능마저 기대할 수 없다"면서 "자원배분의 형평성·효율성 측면에서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할인이 진행되고 있는 수입맥주 코너.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할인이 진행되고 있는 수입맥주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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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와 위스키에 대해 주세를 종량세로 전환한 모의실험 결과, 소주의 주세액은 현행 1189원에서 1319원으로 10.9% 증가한 반면, 위스키 주세액은 9570원에서 2638원으로 72.4%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의 주세부담은 6.9% 증가하는 대신, 고소득층인 소득 10분위 주세부담은 3.9% 감소했다.


성 교수는 "종량세 전환으로 음주 억제나 음주운전 감소 등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비싼 수입증류주만 세율이 대폭 인하돼 수입주류의 시장점유율만 증대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맥주 할인판매로 논란이 촉발된 '국내맥주가 수입맥주에 비해 주세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도 반박했다.


수입맥주에 부과되는 주세는 수입가격 기준으로, 광고와 유통, 판촉비용이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국내 맥주는 광고, 홍보비용이 모두 포함된 제조장 반출가격을 적용받아 역차별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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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교수는 "광고·유통, 판촉 행위를 제조자가 아닌 유통업자가 담당하는 국내재의 경우에도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제조장 반출가격이나 관세 포함 수입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설정하는 것은 우리나라 개별소비세제 전반에 걸친 공통의 일반원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주세는 3조2269억원에 달한다. 맥주가 1조6085억원(49.8%), 소주 1조1713억원(36.3%), 위스키 1673억원(5.2%) 등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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