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가상현실(VR)기기로 자연풍경을 보여주면 고통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매튜 화이트 엑시터대학 교수는 “우리는 최근 많은 연구를 한 결과 사람들이 해변가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이 경험을 (VR기기에) '담아서' 긴장되는 진료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데 쓸 수 있는지 알아보게 됐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진은 18세 이상의 79명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충치 치료 중 VR로 해변가 영상을 볼 때 대부분의 환자들이 긴장을 덜하고 고통을 덜 느끼는 등 집중이 분산되는 효과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각 환자들의 나이나 성별, 치아 상태, 진료 종류와 상관없이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했던 심리학자인 사빈 팔 영국 플리마우스대학 교수는 이 실험을 실제 상황에 적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를 들어 VR기기에 연결된 전기선들이 위험하게 꼬여있지 않도록 하고, VR기기에서 나오는 소리 때문에 환자가 의사의 지시사항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또한 팔 교수는 이 효과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연구진의 실험 과정에서도 몇 가지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5명의 환자들은 중간에 실험을 포기했고, 다른 4명 역시 실험을 그만둬 달라고 연구진에 요청했던 것이다. VR헤드셋에 시야가 갇힌 상태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환자들도 있었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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