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풍경 볼 때 고통 덜 느껴” 치과 치료에 효과 본 VR
치과 진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가상현실(VR)기기로 자연풍경을 보여주면 고통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IT 전문매체 더레지스터의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한 연구진이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환경과 행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기존에는 이와 유사한 연구로 아이들에게 부분 무통주사를 놓을 때 VR기기가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데 매우 유용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매튜 화이트 엑시터대학 교수는 “우리는 최근 많은 연구를 한 결과 사람들이 해변가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이 경험을 (VR기기에) '담아서' 긴장되는 진료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데 쓸 수 있는지 알아보게 됐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진은 18세 이상의 79명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충치 치료 중 VR로 해변가 영상을 볼 때 대부분의 환자들이 긴장을 덜하고 고통을 덜 느끼는 등 집중이 분산되는 효과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각 환자들의 나이나 성별, 치아 상태, 진료 종류와 상관없이 나타났다.
한편 도시나 콘크리트 건물을 보여주는 영상은 고통 완화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즉 자연과 같이 차분한 장면을 보여줄 때만 심리적 트릭이 적용된 것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연구 결과는 자연과 접촉하는 것이 영상을 통한 간접적인 접촉이라고 할지라도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표현했다.
연구에 참여했던 심리학자인 사빈 팔 영국 플리마우스대학 교수는 이 실험을 실제 상황에 적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를 들어 VR기기에 연결된 전기선들이 위험하게 꼬여있지 않도록 하고, VR기기에서 나오는 소리 때문에 환자가 의사의 지시사항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또한 팔 교수는 이 효과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연구진의 실험 과정에서도 몇 가지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5명의 환자들은 중간에 실험을 포기했고, 다른 4명 역시 실험을 그만둬 달라고 연구진에 요청했던 것이다. VR헤드셋에 시야가 갇힌 상태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환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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