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은지점의 脫한국행…1분기 순익도 51% 급감
43개사 1분기 당기순이익 전년대비 1029억 감소…韓 엑소더스 본격화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 거둬들이는 이익 규모가 줄면서 한국 시장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들어서만 3개 외국계 은행이 한국 시장을 떠나면서 은행 수도 43개에서 40개로 줄어든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3개 외국계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81억원으로 전년보다 1029억원(51%)이나 감소했다. 전체 43개 은행 중 전년대비 순익이 늘어난 곳은 13곳에 불과했다. 적자를 낸 곳도 16곳에 달했다. 특히 14일 지점 폐쇄가 확정된 골드만삭스,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젠타리아(BBVA),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은행은 모두 1분기 각각 24억원, 11억원, 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 하반기에는 UBS와 바클레이즈 은행 또한 지점 폐쇄를 할 것으로 예상돼 외국계은행 전체가 벌어들이는 수익규모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외국계 금융사의 이익이 감소하는데는 글로벌 불확실성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은지점들은 일반적으로 본사에서 자금을 빌려 조달을 하는데,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확실해지면서 본사의 금리정책이 변화해 자금조달 어려움을 겪고 이것이 수익 저하로 이어지는 곳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금융사 관계자는 "한국 시장 진출 초기 외은지점들은 외환이나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업 분야에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들어선 한국 은행들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먹거리가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2009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은행업 인가로만 할 수 있었던 장외파생상품 업무를 증권업에서도 할 수 있게 된 점도 잇따르는 사업 축소의 원인이다. 장외파생업무 주력인 바클레이즈는 은행ㆍ증권 모두 한국 시장을 철수했고 골드만삭스와 UBS의 경우 은행업 인가를 반납한 후 증권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투자은행업 위주의 유럽계 은행은 글로벌 파생거래 규제 강화로 자본 부담이 확대됨에 따라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수익도 저하되고 있다"면서 "다만 무역금융, 대출 등 상업은행 중심의 아시아계 은행의 진출은 여전히 활발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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