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조성 놓고 '민-민 갈등'
개발추진위 "환경개선해 포구 기능 활성화해야" vs 시민모임 "갯벌매립 후 토지 활용과 투자가 목적"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 해안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갯벌 포구인 '북성포구' 매립 공사를 둘러싸고 민-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찬성 주민들은 환경개선을 통해 포구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반대편에선 갯벌매립으로 인한 토지활용과 투자가 목적이라며 사업취지를 의심하고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인천 북항 일대의 노후한 환경을 개선하고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북성포구 일대 7만여㎡를 매립해 준설토 투기장(항로 수심 유지를 위해 갯벌과 모래를 퍼내 매립하는 곳)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한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 본안 심의와 관련해 인천시와 중·동구에 보완지시를 하는 등 마무리 절차가 진행중이다. 매립 후 토지이용계획은 포구 관할 지자체인 동구·중구와 협의해 수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역의 예술인, 환경·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된 '인천 북성포구 살리기 시민모임'이 최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며 매립공사를 반대하고 나섰다.
시민모임은 "인천지역에 추가 준설토 투기장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인천해수청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며 "이 공사는 준설토 투기장 조성이 목적이 아니라 공사완료 후 토지활용과 투자가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성 포구의 환경을 개선하려면 준설토 투기장 공사가 아니라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는 게 타당하다"며 "인천해수청은 공사 계획을 철회하고 북성 포구를 살리는 방안을 지역사회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손쉬운 매립과 이를 통한 토지확보라는 이익을 쫒다보니 어느덧 바다도시 인천은 자연과 만날 수 있는 해안이 한 곳도 남아있지 않은 불구의 바다도시가 됐다"며 "매립 추진을 중단하고 준설을 통해 북성포구를 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지역주민 중심의 '북성포구 개발 추진위원회'는 매립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진위는 1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동구 주민들은 십수년간 방치돼온 북성포구를 매립해 환경을 개선하고 포구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 곳은 오염된 지역으로 자정능력을 상실해 이미 회복불능한데, 시민단체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논리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주민 1300여명의 서명으로 매립공사가 추진되고 있는데도 시민모임은 인천해수청이 필요에 의해 시행하는 것으로 왜곡하고, 공사에 반대하는 감사를 청구했다"며 감사원에 시민모임의 감사청구를 각해달라고 요구했다.
추진위는 현 갯벌을 매립해 해안 둘레길·휴양공간·녹지공간을 조성하면 관광객이 늘어 북성포구 가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북성포구는 과거 만석부두, 화수부두와 함께 인천의 대표 어항이었지만 1975년 연안부두 일대가 매립되고 어시장이 연안부두로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만석부두와 화수부두가 해안매축으로 원형을 상실한 데 비해 북성포구에는 지금도 갯골을 따라 들어오는 어선들로 인해 파시(波市: 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 시장)가 열리며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또 북성포구는 목재공장 굴뚝과 바다 뒤로 떨어지는 낙조가 아름다워 사진가들과 낚시 애호가들 사이에 익히 알려진 인천의 명소이자 가장 인천적인 풍광을 간직한 곳이다. 무엇보다 북성포구는 인천에서 섬을 제외하고 해안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갯벌 포구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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