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내년 예산요구 424조원…올해보다 6%↑
'확장적 재정' 영향…3년만에 최고 증가율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각 부처의 내년 예산 요구액이 올해 대비 6% 증가했다. 2017년 예산 요구 증가율(3%)의 두 배로, 2015년 이후 3년만의 최고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중앙관서)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기금의 총지출 요구 규모가 올해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6.0% 증가한 42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박근혜 전 정부에서 재정개혁을 표방하며 낮아진 예산 요구 증가율이 확장재정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상승하는 모양새다. 예산 요구 증가율은 2012년 7.6%, 2013년 6.5%, 2014년 6.6%, 2015년 6.0%로 6~7% 수준에 머물다 2016년 4.1%, 2017년 3.0%로 하락했다.
문 정부가 내세우는 '제이(J)노믹스'는 정부의 재정 지출 증가율을 연평균 3.5%에서 두 배인 7%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은 타당해 보인다. 재정정책보다 통화정책이 유효하다는 고전적 관점이 수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확장적 재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예산은 294조6000억원을 요구해 올해 대비 19조9000억원(7.2%) 증가했고, 기금은 129조9000억원을 요구해 올해 대비 4조원(3.2%) 증가한 수준이다.
각 부처가 올해 대비 예산 증액을 요구한 분야는 복지·안전·국방 등 7개 분야다.
복지 분야는 기초생활보장급여, 4대 공적연금, 기초연금 등 의무지출 증가와 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 지원 확대를 위해 8.9% 증액을 요구했다. 이는 2016년도(5.8%), 2017년도(5.3%) 예산요구 증가율 대비 큰 폭으로 뛴 것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해소 등을 위해 복지에 힘을 싣고 있는 새 정부 정책에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
국방 분야에서는 킬체인 등 북핵 위협 대응 강화와 장병 처우 개선 요구안 등이 반영돼 8.4% 증액을 요구했다. 교육 역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가로 인해 7.0% 증가했으며, 기술개발(R&D) 분야는 4차 산업혁명 대응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예산·기초연구 확대 요구 등으로 1.3% 증가했다.
외교·통일 부문에서 남북경제협력 확대 등으로 3.7%, 공공질서 및 안전 분야에서 불법조업 단속과 해양경비 강화를 위한 함정건조 지원을 위해 4.6% 증액을 요구했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문화 등 5개 부문은 올해 대비 감액을 요구했다.
SOC는 그간 축적된 SOC 스톡 등을 고려해 도로·철도 등을 중심으로 15.5%나 감액을 요구했다. SOC투자에 내실을 기하겠다는 문 정부의 방향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문화 분야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시설지원 완료 등 체육부문을 중심으로 5.0%의 감액을 요구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상하수도 시설 사업 규모조정과 투자 내실화를 이유로 3.9%를 줄였고, 산업도 에너지·자원개발 예산 효율화 등으로 3.8% 감액을 요구했다. 농림 분야에서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의 보수·보강 소요 감소를 이유로 1.6% 감액을 요구했다.
기재부는 "각 부처 요구안을 토대로 내년 정부예산안을 기획·편성, 오는 9월 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강도 높은 재정개혁 등을 통해 마련된 재원을 일자리 창출 등 신정부 공약과 국정과제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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