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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자전 '수인' 출간…"언어의 감옥에 갇혔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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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황석영이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수인'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소설가 황석영이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수인'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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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소설가 황석영(74)이 자전에세이 '수인(囚人·문학동네)'를 펴냈다. 유년시절부터 베트남전쟁 참전, 광주 민주항쟁, 방북과 망명, 이어진 옥살이까지 그의 생애가 담겼다. 200자 원고지 4000장 분량의 책 두 권이다.

책은 2004년 한 일간지에 연재한 자전적 소설 '들판에 서서 마을을 보네'를 대폭 개작했다. 당시 소설은 유년시절에서 시작해 작가가 해남으로 내려간 1976년에서 연재를 중단했다. 자전은 이후 광주 민주항쟁을 지나 수감생활이 끝나기까지 20여년의 기록을 더했다. 1990년대 겪은 5년간의 수감생활과 감옥 바깥에서 지낸 시간을 번갈아 서술했다.
황석영은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잠시도 옆을 돌아보지 않고 한 길로만 화살처럼 달려왔다. 작품과 인생을 합치시키고자 했던 삶"이라고 지난 세월을 회고했다. 책 제목 '수인'이 상징하는 의미에 대해선 "지난 시절이 감옥에 있는 상황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작가로서 언어라는 감옥에 갇혀 있기도 하다. 개인으로서 한반도에 살면서 갈망했던 자유에 대해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광주 민주항쟁에서 시작한 여정이 6월항쟁으로 일단 마감하고 민주사회가 출발하는데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재 촛불 이후 새로운 출입구에 와있다"면서 "저의 자전은 해방 이후 한국전쟁부터 지금까지 민초들이 살아온 동시대를 증언하고 있다"고 했다.

이야기는 방북과 망명 이후 귀국하면서 곧바로 안기부에 끌려가 수사관들에게 취조당한 1993년의 일로 시작된다. 감옥에서 수인으로 보낸 5년여의 시간과 유년기부터 망명시절을 아우르는 두 시간대의 생애가 번갈아 전개된다. 감옥 바깥의 시간도 순서를 달리한다. 작가가 1985년 광주항쟁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출판한 이후 한반도를 벗어나 바깥세계를 처음 경험한 다음 민주화운동, 방북, 망명, 구속에 이르게 되는 시기를 먼저 짚는다. 그러고 나서 가족이 함께 월남했던 작가의 다섯 살 무렵으로 되돌아간다.
황석영은 "감옥을 현재로 놓고 들락날락하면서 시간을 교직했다. 작가로서 평생 자유를 추구했지만 늘 자유롭지 않은 인생이었다"면서 "이 책을 내면서 비로소 출감한 것 같다는 얘기도 주변에서 하지만 진정 석방됐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파란만장한 삶을 떠올리며 "나를 여기까지 끌고 온 건 문학"이라면서 "문학은 나의 집이었고 집을 떠나있을 때도 언제나 문학이라는 집을 잊은 적이 없다. 캄캄한 밤에도 저 멀리서 반짝이는 불빛처럼 나를 끌고 왔다"고 말했다.

'수인'은 집필과 개고를 몇 년간 미루다 6·10 항쟁 30주년에 맞춰 빛을 보게 됐다. 작가는 5·18 광주 민주항쟁의 전말을 담은 백서인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1985·창비)' 전면개정판도 지난달 발간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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