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20일만에 6만상자 완판…생산량 3~4배 늘려
맥아 함량 낮지만 깨끗한 맥주 맛 구현·기존 맥주보다 40% 저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20년 전 일본 주류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발포주. 맥주 시장 침체를 타개 하기 위해 산토리가 내놓은 신개념의 제품이다. 기존 맥주제조공법에 맥아 등 원료 비중을 달리해 원가를 낮추면서도 품질은 동일하게 유지한 것이 특징. 당시 낯설었던 발포주는 이내 대중을 사로 잡았다. '맥주 맛'과 '가격경쟁력'이 통한 것이다. 이 같은 돌풍이 한국 시장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선봉장은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다.
수입맥주 공세와 맥주 소비가 감소로 고민하던 그는 고심끝에 발포주 '필라이트'를 들고 나왔다. 필라이트는 하이트진로의 90년 역사 주류 제조 노하우를 쏟아 부어 만든 제품이다. 알코올 4.5%의 필라이트는 맥아와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깨끗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며, 100% 아로마호프로 풍미도 진하다.
하이트진로는 2001년부터 발포주를 일본에 수출하는 등 16년째 기술노하우와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때문에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 역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것이란 믿음이 강했다. 그런데 초기 시장 반응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연관 검색어로 '필라이트 파는 곳'이 생겨날 정도로 많은 소비자들이 필라이트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돌풍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찾는 소비 트렌드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라이트 1캔(355㎖)당 출고가가 717원에 불과해 같은 용량의 맥주보다 약 40% 저렴하다. 맥아 함량이 10% 미만이라 주세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돼 일반 맥주(주세율 72%)보다 낮은 30%의 주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본에 발포주 등 유사맥주를 수출해 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활용해 맥주의 4대 요소인 물 맥아 홉 효모를 황금비율로 배합해 이 같은 맛이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말부터 필라이트의 생산량을 월 30만상자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필라이트 선택이 하이트진로의 수익을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판단이였다고 평가한다.
차재헌 동부증권 관계자는 "필라이트의 반응이 좋아 올해 하이트진로 맥주 공장 가동률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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