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찰학교 내부전산망 글 올린 간부 징계 논란…'학교장과 다른 의견 게재'
중앙경찰학교가 내부 전산망에 학교장과 다른 의견을 올리고 학교 운영에 문제를 제기한 간부를 징계·전출시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는 최근 김 모(47) 경감에게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내리고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전보 조치했다.
지난 4월 17일 중앙경찰학교는 김 경감에게 '자체 감찰 조사 및 학교장 지시'를 근거로 별도 명령이 있을 때까지 대기 근무를 명했다.
대기 발령은 한 달 동안 계속 됐고 학교 측은 지난달 18일 감봉 2개월의 징계를 결정하고 곧바로 전보 인사를 냈다.
당초 학교 측은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보통징계위원회에 김 경감의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징계위가 경징계로 수위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징계 사유서에서 "김 경감이 경찰 내부망에 오른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공개하고, 지휘부 SNS 대화방에 학교장에 관해 부적절한 내용을 올리는 등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경감이 업무상 취득한 자료를 이용해 학교장 관사의 물품 구입, 부속실장의 관용차 사적 사용 등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학교장의 지시 명령도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경감은 "학교장과 반대되는 의견을 올려 미운털이 박힌 뒤 SNS에서 사적으로 감정을 밝힌 것을 이유로 징계했다"며 "일부 내용과 표현이 예의에 어긋나는 점을 인정해 사과까지 했는데 장기 대기 발령에 이은 징계, 전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월 김 경감은 학교 목욕탕 설치 장소 선정과 관련 내부 전산망을 통해 진행된 설문조사에 "민중은 현명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낍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는 강인철 학교장이 옛 생활관 지하에 목욕탕 설치를 추진했으나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직원들이 접근성이 좋은 체육관을 선호한 것을 보고 쓴 글이었다.
이후 김 경감은 학교 관계자로부터 "학교장이 댓글 사건 이후 김 경감을 안 좋아한다"는 말을 들고 문제의 댓글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렸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비공개 메모 내용을 외부로 유출했다"며 징계 사유에 포함했다.
김 경감은 "직원 절대 다수가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을 보고 '민중은 개·돼지'라는 전 교육부 간부의 발언이 생각 나서 이를 풍자한 댓글을 달았다"며 "학교장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김 경감의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복종 의무 위반으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며 "내부 문제인 데다 개인 신상에 관한 일이어서 자세히 설명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 경감은 징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