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이미지 기술을 개발하고도 필름만을 고집하다 추락한 코닥,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도 썩히다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개발에 영감만 준 제록스 등 과거 영광에 고착돼 변화에 둔감하다 기회를 상실한 사례는 매우 많다.
시대와 대중의 욕망을 적절한 타이밍에 창조적으로 만족시켜 주는 혁신이어야 성공의 성과를 누릴 수 있다. 시대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한발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인공지능ㆍ증강현실ㆍ사물인터넷ㆍ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을 ITㆍ바이오 등 기술 중심 미래산업만 관련된 것으로 치부하고 비즈니스 적용에 무관심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 교체 또는 혁신적인 플랫폼 구축 등 모호하고 불확실한 프로젝트에 진력하는 것은 많은 실패사례의 반복일 것이다. 각 기업은 비즈니스에 적절한 기술을 결합해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HDC영창뮤직은 피아노와 디지털 사운드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계에서 터줏대감 소리를 듣는 전통적인 악기제조 기업이지만, 제조를 넘어 해외 대학이나 교육 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새로운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교육ㆍ여가ㆍ문화가 결합된 체험 제공에 사업의 미래방향을 두고 다양한 네트워크로 역량을 축적 중이다.
올해 서울 강남지역에 문을 연 잠실 롯데월드점 영창뮤직 매장은 온오프라인 융합과 전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새로운 시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옴니채널,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등 최신 유통 트렌드 점포를 표방한다. 전국 모든 매장에서는 디지털피아노 구입 소비자에게 온라인으로 이용 가능한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단순 판매만이 아닌 체험과 컨설팅,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융복합 리테일 매장으로 유통을 재편해 기존 분리돼 있던 디지털과 아날로그 쇼핑을 O2O로 융합하려는 목적이다.
인간의 본능은 바뀌지 않는다. 미래에도 사람들은 음악 등 일상의 즐거움, 재미, 아름다움을 추구할 것이다. 다만 구체적 방법은 늘 변할 것이고 기업은 변화에 대처해야 생존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타이밍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찰할 혜안과 도전의지다. 결국 제4차산업혁명에도 경영의 핵심은 AI의 딥러닝이 아닌 인간인 것이다.
현계흥 영창뮤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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