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없는 정부 특수활동비 10년 동안 '8조5000억'
"정보부처 제외 청와대, 법무부, 국세청 등 폐지해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영수증이 필요 없어 소위 '검은 예산'으로 불리는 정부 특수활동비 예산편성액이 지난 10년간 8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납세자연맹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특수활동비로 확정된 예산은 총 8870억원으로 전년보다 59억3400만원 증가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수활동비는 수령자가 서명만 하면 영수증 첨부는 물론 사용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지난 10년간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기관은 국가정보원으로 4조7642억원에 달했다. 이어 국방부(1조6512억원), 경찰청(1조2551억원), 법무부(2662억원), 청와대(2514억원) 순이었다.
지난해에 편성된 특수활동비는 국가정보원이 486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국방부(1783억원), 경찰청(1298억원), 법무부(286억원), 청와대(266억원)가 뒤를 이었다.
연맹측은 "국가가 국민에게 성실납세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낸 세금이 공익을 위해 사용되고 개인의 호주머니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사기업은 영수증 없이 돈을 지출하면 횡령죄로 처벌받는데 국민의 세금을 공무원이 영수증 없이 사용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기관을 제외한 청와대, 법무부, 감사원, 국세청, 미래창조과학부, 통일부, 국가안전처, 관세청, 국무조정실, 국민권익위원회, 외교부,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대법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보기관의 특수활동비도 예산을 축소하고 국회의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특수활동비 오용을 철저히 조사해 사적으로 이용한 특수활동비는 환수하고 세금횡령죄로 처벌할 것을 주문했다.
연맹은 "지난 2015년 8월 특수활동비를 사용하는 18개 부처를 상대로 특수활동비 사용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나 정보공개를 거부했다"며 "이는 국회 특수활동비의 수령자, 수령일자, 금액을 공개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특수활동비는 공무원이 국민위에 군림하던 권위주의 정부의 산물로 일부 힘 있는 권력기관장들이 국민 세금을 공돈으로 여기고 나눠먹고 있다"며 "특수활동비 예산이 폐지되지 않을 경우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욱 더 떨어지고 납세거부 등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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