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같은 기간(2191만 배럴)보다 2.6% 늘어
중국 3대 국영정유사 정제가동률 2월 85%→3월 79%→4월 74%
중국 탓에 아시아권 석유제품 공급 줄어들자…국내 정유사 반사이익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논란에도 올해 1분기 중국으로의 석유제품 수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으로 수출한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량은 2248만1000 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2191만 배럴)보다 2.6% 늘었다.
중국 정유사들이 공장 가동률을 줄이면서 우리나라 정유사들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중국 내 국영정유사들은 정기보수 때문에, 티팟(소규모 정유시설)들은 석유제품 수출물량 제한 정책 탓에 각각 가동률을 낮췄다. 석유제품 수요는 넘쳐나는데 아시아권 공급물량이 줄어들자,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중국 3대 국영정유사들의 정제(원유를 가공해 석유제품을 생산)가동률은 지난달 74%를 기록했다. 가동률은 올해 들어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2월 85%→3월 79%→4월 74%까지 하락했다. 중국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가 정기보수 작업을 위해 4월에만 합쳐서 일일 120만 배럴을 생산할수 있는 정제시설의 전원을 껐다.
중국 내 티팟 가동률도 눈에 띄게 줄었다. 3월 63%에서 4월 56%까지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석유제품 수출물량 제한 수준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중국의 올해 수출쿼터는 총 1570만t으로, 지난해 3560만t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티팟 가동률이 크게 늘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이달부터 석유 반제품에 대해 소비세를 부과하면 더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제품 가격이 올라 소비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정유시설 가동률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주춤하자 웃는 쪽은 국내 정유사들이다. 봄 여름철 국내외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이른바 '드라이빙시즌'을 맞아 휘발유·경유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아시아권의 석유제품 공급량이 줄어들자 당장 정제마진이 오르고 있다. 4월 3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7달러까지 올랐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유통 가격 등을 뺀 이익으로 정유사의 대표적인 수익 지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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