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배구조 개편①]신동빈의 韓지배력 확대…경영권 분쟁 '쐐기'
롯데家 경영권 분쟁 지배구조 변환의 단초 제공
지주사 전환은 신동빈 한국 지배력 강화 명분
신동빈, 한일 롯데 장악…"경영권 분쟁 마무리 판단"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가속도를 밟고 있다. 2015년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촉발된 지배구조 변환 작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한국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계열사들이 매우 복잡한 출자관계를 갖고 있었다. 다만 주요 계열사에 대해 일본 계열사 및 2세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5년 롯데그룹 2세인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신동빈 회장은 그해 8월11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호텔롯데의 상장과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약속했다.
실제 신 회장은 롯데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제과 지분 1.3%를 매입하며 기존 순환출자고리 416개 중 140개를 해소하였다. 이어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알미늄(12.0%)과 한국후지필름이 갖고있던 대홍기획(3.5%), 롯데제과가 보유한 한국후지필름 지분(0.9%)을 사들였다. 그 결과 롯데호텔의 롯데알미늄 지분율은 12.99%에서 25.04% 뛰었고, 대홍기획과 한국후지필름 지분율도 각각 16.26%, 8%로 늘었다. 이로써 남아있던 순환출자고리 276개 중 209개를 끊으며 총 349개, 순환출자고리의 83.9%를 해소했다.
다음 단계는 호텔롯데의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롯데그룹 경영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 호텔롯데 상장은 무기한 연기됐다.
그룹의 지배구조 측면에서 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은
일본롯데 계열사들이 쥐고있다. 신 회장은 지배구조 변환을 주도하면서 일본 롯데 계열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고,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명분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환의 최종 목적은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는 동
시에 신 회장이 한국롯데에 대한 지분율을 확대하면서 일본롯데의 영향력
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22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보유 주식 중 173만883주를 처분, 지분율은 7.95%로 줄었다. 이를 통해 신 전 부회장은 세금을 제외하고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고, 사용처를 일본 광윤사의 차입금 상환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세금 대납을 위한 차입금 상환, 한국 신규사업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형제간에 경영권 분쟁 중에 롯데쇼핑 이라는 그룹 핵심 계열사의 주식을 대량 처분한 것은 경영권분쟁 마무리보다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업계에선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윤사를 제외한 일본 및 한국 롯데 계열사 이사회를 신 회장이 장악하고 있는데다, 각 계열사의 내부 지분율도 신 회장이 높다. 사전협약이 있지 않는 한 신동주 전 부회
장이 롯데 계열사가 보유한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매수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의 기존 주주들을 회유하거나 인적분할 후 홀딩스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데 매각 대금 등을 고려할 때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기 때문에 지배구조 변환의 행보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