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1조 상장' 배당 승부수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ING생명이 배당으로 기업공개(IPO) 흥행 승부수를 걸었다. 2015년 미래에셋생명 이후 2년 만의 생명보험사 상장이다.다음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는 ING생명이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빅3' 업체 보다 2∼3배 높은 배당 성향인 '58%'를 제시하면서 흥행 몰이에 나선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오는 21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 예측을 실시한다. 앞서 ING생명은 지난달 2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일정에 돌입했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과 앤드루 배럿 ING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홍콩, 싱가폴, 영국, 미국에서 투자 설명회를 갖고 시가 배당률 '5.09~6.47%'(배당성향 58%)를 적극 부각시킬 계획이다. 상장 생보사의 2년 평균 배당성향이 30%라는 점에서 2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정 사장은 지난 7일 투자가 20여명이 참석한 홍콩 IR에서 "ING생명은 한국 보험사중에서 배당성향이 최고 수준이다. 이익의 대부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만큼 투자 매력이 높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투자가들도 ING생명 상장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ING생명은 수요 예측을 토대로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이달 27~28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공모 주식은 3350만주다. 희망 공모가는 3만1500~4만원으로 제시했다. 공모 규모는 1조 552억~1조3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2조 5830억~3조2800억원으로 산정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 들어 1조원 이상의 대어급으로 첫 IPO를 노리는 기업이라는 점은 유가증권 상장을 준비하는 나머지 기업들이 공모주 시장여건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ING생명 상장공모에서 투자자들에게 배정되는 3350만주(40.9%) 전량은 최대주주인 라이프유한투자회사가 매각하는 것이다. 라이프유한투자회사는 MBK파트너스가 세운 특수목적회사다.
다만, 100% 구주 매출이다. 신주 발행은 없다는 얘기다. 상장 후에도 ING생명의 자기자본은 4조1474억원(2016년말 기준)에서 한 푼도 늘어나지 않는다. ING생명이 구주만 공모하는 것은 최대주주인 MBK의 ING생명 인수에 따른 투자금 회수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2013년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 원가는 1조8000억원, 주당 단가는 2만2000원(액면분할 반영, 배당 제외)이다. 현재 공모희망가 밴드대비 크게 낮다. 3년간 ING생명의 자기자본이 2배 가까이 늘어난 덕분이다. ING생명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신지급여력제도 시행 등 대규모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굳이 신주 매출을 통한 자본확충을 하지 않아도 오히려 다른 생보사 보다 재무건전성을 차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자산 측면에서는 97%가 안전자산인 국공채ㆍ약관대출ㆍ현금 등에 투자돼 있을 뿐 아니라 장기채가 많은 편"이라며 "부채 측면에서도 부담이 큰 6% 이상 고금리 확정이율 상품에 대한 익스포저가 1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ING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19.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때 네덜란드 ING그룹 계열사였던 ING생명이 오래전부터 자산운용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왔기 때문이다. 부채 듀레이션 관리 기준이 강화되면 자산ㆍ부채 매칭률이 오히려 좋아져 RBC 비율이 더 높아지는 효과가 나온다. 규제 강화 후에는 RBC 비율이 최대 520%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이 높을수록 책임준비금 대비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돈이 많아 재무건정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상장한 생보사들의 주가가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과 신지급여력비율제도 도입 등에 영향을 받아 부진한 점이 ING생명 상장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생보사중 가장 최근 상장한 미래에셋생명의 주가는 2015년 7월 공모가 7500원에서 지난 7일 5910원 까지 떨어졌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의 주가도 모두 공모가 대비 떨어졌다.
금융투자 관계자는 "그동안 상장한 생명보험사들의 주가가 대부분 공모가를 하회했던 만큼 ING생명이 흥행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ING생명의 재무건전성이 더 차별화되는 만큼 구주 매출로만 정면 승부해 대주주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동시에 시장에서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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