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엔 수원, 주말엔 구미 강행군…갤S8은 신뢰·혁신"
<아시아초대석>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최상의 사양으로 무장했던 전작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느냐. 배터리 발화 문제는 정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느냐. 핵심 기능이라는 인공지능(AI)인 빅스비는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느냐.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전 세계 스마트폰 소비자를 향해 새 제품을 공개하자 이런 질문들이 쏟아졌다. 신제품은 '갤럭시S8' 시리즈다. 이전의 갤럭시 버전과는 차이가 크다. 인공지능(AI) 빅스비를 장착했고, 화면은 베젤을 최대한 줄인 5.8인치로 넓혔으며, 최고급 사양의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과거와 크게 새로워진 삼성 전략 스마트폰에 외신들은 주목했다. 세상을 경험하는 새로운 길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삼성전자의 자평에 이은 호평이 나왔다.
이 같은 혁신적 삼성 스마트폰을 내놓는 과정의 한 가운데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있다. 수많은 질문이 고 사장에게 쏟아졌다. 세계 각국의 기자와 전문가 2000여명 앞에서였다. 고 사장은 간담회와 언팩(공개) 행사장에서 일일이 질문에 답했다. 겸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전작의 실패를 충분히 보상할만큼 소비자에게 만족을 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이번 공개 행사 무대에 선 고동진 사장과 지난 1월23일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발표장에 나타난 고동진 사장은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보였다. '갤럭시S7'에서 퀀텀점프를 일궈낸 갤럭시S8 만큼이나 변해 있었다. 그는 자신감에 찬 말투로 "갤럭시S8은 세상을 경험하는 새로운 길의 시작점"이라고 단언했다.
고 사장에게 지난 5개월은 실망의 편에 선 고객을 신뢰의 편으로 끌어당기는 줄다리기와 같았다.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 문제로 불명예 단종된 후 절치부심했다. 그는 무선사업부 직원 14만명과 함께 사태 수습에 온 힘을 쏟았다. 불량 배터리 후속대책과 신작 준비라는 두 줄기의 핵심업무는 고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뉴욕의 간담회장에서 고 사장은 그 동안의 느낌을 "갤럭시노트7 수습과 갤럭시S8 준비가 혼재된 시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지속적으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를 계획하고 절치부심하며 혁신작을 준비했다. 그는 "월화수목금은 수원에서 아침회의를 하고 토요일은 구미 공장에서 현장을 지휘했다"며 "가슴 아프고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안전성은 물론 그보다도 더 큰 혁신이 필요했다고 술회했다. 갤럭시S8은 혁신과 혁신이 만난 결과물이다. 그는 "삼성전자는 지난 1988년 첫 휴대전화를 출시하면서부터 손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지속 확대하며 미래의 기반이 되는 혁신들을 소개해왔다"며 "갤럭시 S8ㆍ갤럭시 S8+는 새로운 스마트폰 디자인,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모바일 라이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결과는 아직 모른다. 오는 21일 한국과 미국, 캐나다에서 최초 출시된다. 짐작컨대 갤럭시S8의 빛나는 혁신을 목격한 국내외 미디어와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놀랐고 또 반했다. 좌우상하 베젤이 거의 없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는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 '얼굴인식' 등 생체인식 기술은 스마트폰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작은 내외신을 통틀어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았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다. 고 사장은 수만 번의 자체 실험을 통해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부터 밝혀냈다. 원인은 배터리라고 확신했음에도 외부 인증 기관과 자문단에 재검증을 맡기기까지 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세상이 우리를 믿지 않을 것만 같았다. 배터리 업체도 믿지 못했을 것이다"는 말에서 고 사장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사실 삼성전자는 노트7 사태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애플에 5년 만에 분기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7의 성공으로 연일 최고주가를 경신했다. 고 사장에게 갤럭시S8의 성공이 절실하게 된 상황. 갤럭시S8으로 인해 비롯될 스마트폰 대변혁을 꿈꾸며 숨죽인 채 안전하면서도 최고 성능의 사양을 집어넣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8은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작에 비해 디스플레이 면적을 8~9%포인트 넓혔다"며 "멀티미디어를 추구하는 밀레니엄 세대들에게는 엄청나게 큰 메리트"라고 했다. "누가 이렇게 할 수 있나"고 반문하는 고 사장은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현존하는 최고 기술"이라며 "페이스북과 구글 등도 우리를 지원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터페이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6년 넘게 준비한 야심작이다. 고 사장은 "빅스비는 음성인식은 물론 비전(시각), 리마인더(기억), 홈 등 네 가지 기능을 지원한다"며 "말을 알아듣고 작업을 수행할 뿐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파악한 뒤 검색하는 능력도 갖췄다"고 했다. 현재 외신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와 비교해 더욱 확장된 빅스비의 가능성을 치켜세우고 있다. 고 사장은 "빅스비는 6년의 땀이 모인 결정체"라고 자부했다.
다만 빅스비는 갤럭시S8 출시 초기에는 완전한 기능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 고 사장은 "덜 익은 상태에서 서비스 시작하는 것보다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을 통해 숨을 고르려 한다"고 설명했다. 더 완벽한 빅스비를 위해 뜸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고 사장의 이러한 선택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통해 때때로 서두름 대신 인내를 택해야 함을 깨달았던 탓일까.
고 사장은 갤럭시S8의 혁신ㆍ완성도를 위해 단 한 명의 고객 소리도 허투루 듣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시장반응을 살피기 위해 갤럭시 시리즈가 팔리는 유통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7 출시 직후 한 50대 중년 여성이 '이렇게 기계를 잘 만들어놓고 UX(소비자경험)가 극장 뺑끼칠(페인트칠)한 것만 못하다'고 지적한 걸 듣고 갤럭시S8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고 말했다.
고 사장의 혁신 의지와 빈틈없는 전략, 고객에 대한 진정성이 어우러진 결과물인 갤럭시S8. 그가 신형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한 첫날 밤, 뉴욕 타임스퀘어는 갤럭시S8 광고로 도배됐다. 동시에 유력 전문매체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제 출격 준비는 마쳤다. 4월 예약판매와 출시를 거치며 시장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만이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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