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인수전, 낸드플래시 시장 판도 변수…기술력 우위 삼성, 안정성·성능 경쟁업체 압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대체하면서 낸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내놓으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는 SSD는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높은 안정성이 장점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에서도 고용량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는 반도체 산업의 훈풍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자료가 사라지는 D램과 달리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가 계속 저장되는 플래시 메모리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D램과 달리 경쟁구도가 고착화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낸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 삼성 성벽 견고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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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47.5%, SK하이닉스 26.7%, 마이크론 19.4% 등 3개 업체가 93.6%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 특유의 진입 장벽은 3강 체제를 더욱 굳건하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낸드플래시는 사정이 다르다.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37.1%로 나타났다. 2위인 도시바 18.3%, 3위 웨스턴디지털 17.7%, 4위 마이크론 10.6%, 5위 SK하이닉스 9.6%, 6위 인텔 6.8% 등의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가 한 발 앞서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확실한 우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삼성전자의 성벽은 생각보다 견고하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36.6%에서 4분기 37.1%로 0.5%p 상승했다. 소폭이지만 상승했다는 것 자체가 주목할 부분이다. 2위인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원조'라는 자부심을 지닌 기업이다. 도시바의 점유율은 3분기 19.8%에서 4분기 18.3%로 1.5%p 하락했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추격을 위한 힘을 기르기는커녕 사업 자체를 접을 수도 있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점유율 격차는 3분기 16.8%p에서 4분기 18.8%p로 확대됐다. 2011년까지 낸드플래시 시장의 선두였던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추월을 당한 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점유율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현재 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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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지분 인수 경쟁의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낸드플래시 시장은 요동칠 수도 있다.


도시바와 인연이 남다른 웨스턴디지털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두 회사의 점유율 합계는 36%에 이른다. 입찰 경쟁에 관심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인수에 성공해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할 경우 27.9%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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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도시바 지분 인수에 성공한 기업의 '장밋빛 미래'가 보장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이 가열되면서 인수 예상 가격은 크게 올랐다. 25조원에 이를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인수에 성공한 업체는 몸집 불리기에 성공할 수 있겠지만, 기술력의 차이는 여전한 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경쟁 업체들이 핵심 기술력을 확보한다고 해도 시장이 원하는 수준의 안정성과 성능을 지닌 제품 개발이 가능한지는 또 다른 문제"라면서 "삼성이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력 격차를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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